[모규엽 기자의 굿모닝 리우!] ‘4체급 金’ 베이징 영광을…

입력 2016-08-18 18:30
모규엽 기자

17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태권도 여자 49㎏급에서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가 결승에 진출한 직후 경기장 한쪽에서 응원하던 차동민(30·한국가스공사)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황경선(30)도 보였습니다. 두 사람은 8년 전 베이징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입니다.

베이징과 런던 올림픽 2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던 황경선은 이번 대회에 방송 해설위원으로 왔습니다. 그렇게 서로 안부를 전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 모습을 보고 오혜리(28·춘천시청)가 “여기가 베이징이야?”하고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겁니다. 그 말에 황경선도 “어, 그러네”라고 화답했습니다. 그리고 서로 잘하라고 격려의 말을 건넸습니다.

베이징에서 한국은 태권도 종목에 4명이 출전해 모두 금메달을 따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여자 태권도 67㎏급 정상에 도전하는 오혜리가 그 금메달 기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말을 던진 겁니다.

그리고 차동민과 얘기를 나눴습니다. 며칠 후 80㎏초과급에서 일전을 펼치는 차동민도 베이징 때의 기억을 되살려서 이번에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여기 리우 경기장 매트가 베이징 때와 느낌이 비슷하다고 하네요. 차동민은 “런던에선 매트가 미끄러웠는데 여기 매트는 베이징 때처럼 안 미끄럽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런던 때의 실패에 대해 절치부심한 만큼 베이징의 영광을 다시 재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일 68㎏급 경기를 치르는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의 연습 파트너가 돼야 한다며 경기장을 빨리 빠져나갔습니다.

황경선은 “선수들이 얼마나 훈련을 열심히 했는지 잘 안다. 그리고 그 마음도 잘 안다”며 “후회 없이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태권도 남자 58㎏급에서 1회전 만에 탈락한 김태훈(22·동아대)을 무척 많이 걱정했습니다. 자신도 아테네올림픽에서 1회전에서 진 경험이 있다고 하더군요. 황경선은 “첫 판에서 지면 온 몸에 진이 다 빠진다”며 “태훈이가 부디 아픔을 극복하고 꼭 동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 바람대로 몇 시간 후 김태훈은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김소희가 한국에 금메달을 선사했습니다. 첫 단추가 잘 꿰어졌습니다. 부디 한국 태권도가 베이징 때의 영화를 재현하길 기원합니다.



리우데자네이루=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