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시골 출신이라 그런지 빠르게 변하는 것보다 느리고 변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그래서 우리의 오랜 희로애락이 녹아든 악극이 정서에 맞았어요.”
배우 고두심(65·사진)이 악극에 처음으로 도전한다. 고두심은 9월 10일∼10월 3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되는 ‘불효자는 웁니다’에서 어머니 역으로 출연한다.
18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드라마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고 연극도 간간이 하지만 배우로서 악극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사실 제 노래실력이 그다지 좋지 않다. 다행히 악극은 노래가 중심인 뮤지컬과 달리 대사가 중심이다. 게다가 이 작품의 어머니 역할은 ‘여자의 일생’ 한곡 1소절만 부르면 되기 때문에 용기를 냈다. 공연까지 남은 시간 동안 노래 연습을 더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악극은 구성진 대중가요를 활용해 여인의 한스러운 삶을 그린 한국의 전통뮤지컬이다. ‘불효자는 웁니다’는 어머니 최분이가 출세에 눈멀어 애인 장옥자를 버리는 등 인간으로서 도리를 지키지 못하는 아들 박진호를 위해 희생하는 이야기다.
1998년 세종문화회관 초연 당시 매진되며 10만명이 관람한 바 있다. 지난해 17년 만에 돌아온 이 작품은 장년 세대만 아니라 젊은 세대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신파를 줄이는 한편 요즘 노래들을 넣고 젊은 배우들을 다수 캐스팅했다. 올해 앙코르 공연에서는 어머니 역에 고두심과 김영옥, 아들 역에 이종원과 안재모, 아들의 옛 애인 역에 이유리와 이연두 등이 캐스팅됐다.
드라마에서 워낙 엄마 역할을 많이 맡아 ‘국민 엄마’로 불리는 그는 “이번에도 또 어머니 역할인데, 그동안 맡았던 어머니 역할 가운데 가장 헌신적이고 희생적”이라며 웃었다. 이어 “예전 악극은 자식들이 부모님만 공연장에 들여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작품은 현대적 감성을 많이 접목시켰기 때문에 함께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배우 고두심, “악극, 새로운 도전… 배우로서 욕심났다”
입력 2016-08-18 19:39 수정 2016-08-18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