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S 박지헌 "자녀 성별·숫자 우리가 계획한다는 것은 교만"

입력 2016-08-19 20:32
가수 박지헌은 “몇 천 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유일한 존재이자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가장 귀한 분은 하나님”이라며 “아이들에게 전할 가장 가치 있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박지헌 SNS

3인조 보컬그룹 V.O.S 리더이며 다둥이 아빠인 박지헌(38)은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더 깊이 알아가고 있었다. 데뷔 12년째인 박지헌은 폭발적인 가창력에 섬세한 감성표현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중학교 3학년 때 만난 여자친구와 결혼한 순정파이자 이번 달 말 다섯째 출산을 앞두고 있는 연예계 대표적인 다둥이 아빠다.

최근 서울 용산구 온누리교회에서 만난 박지헌은 곧 태어날 아이에 대한 설렘으로 행복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다섯 번째 출산이면 좀 익숙해질 만도 한데 전혀 그렇지가 않네요. 떨리기도 하고. 건강하게만 태어나주기를 기도하고 있어요.”

부부는 다섯 번째 아이를 어렵게 가졌다. 새 생명의 잉태와 출산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음을 고백하는 시간이었다. “원래 다섯명의 아이를 갖고 싶었어요. 근데 넷째를 굉장히 어렵게 가졌고 다섯째는 지난해 유산됐죠. 하나님의 허락하심이 없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자녀의 성별과 숫자를 계획한다는 것이 얼마나 교만한 것인가 알았죠.”

세 명의 아들 빛찬, 강찬, 의찬과 딸 찬송을 두고 있다. 외부 스케줄이 없을 때 박지헌은 아이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하나님의 동일한 사랑과 중보기도의 원리를 터득했다. “부모의 눈으로 보기에도 아이들 능력에 차이는 있다”며 “근데 신기한 건 제 사랑의 크기가 다르지 않다는 거다. 한 아이가 더 건강하고 공부를 잘해도 그렇지 않은 아이와 내 사랑의 크기는 똑같았다”고 말했다.

중보기도에 대해서는 “어느 날 큰아이가 ‘아버지 나는 지금 필요한 건 없어요. 근데 둘째는 건강하지 않으니까 줄넘기를 사주면 어떨까요’라고 한다면 나는 너무 기뻐서 둘째에게 줄넘기를 사주고 첫째 아이의 필요는 내가 알아서 채워줄 것 같다. 아이가 기특해서, 또 그 아이의 중심을 봤으니 내가 더 높은 곳에 세우고 싶을 것 같다. 그럼 이 아이는 더 약한 영혼을 돌볼 테니까”라고 설명했다.

박지헌이 아내를 만난 지는 20년이 넘었다. 2010년 혼인신고를 했고 2014년 뒤늦게 결혼식을 올렸다. 그 과정 속에 박지헌의 결혼 사실을 몰랐던 팬들은 놀라기도 했고 그는 V.O.S를 잠시 떠나 있기도 했다. 하지만 부부의 사랑은 더욱 견고하고 깊어졌다.

그는 “의학적으로 이성을 향한 사랑의 호르몬이 생성되는 기간이 정해져 있다고 하는데 그건 하나님 안에서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아내를 만나 10년이 되어서야 알게 된 사랑, 20년이 되어서야 알 수 있는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아내와 매일 한 시간 이상씩 대화해요. 매일 그 사람을 알아가고 더 사랑이 깊어지죠. 근데 태초부터 우리를 계획하신 주님의 사랑을 우리가 다 알 수 있을까요. 몇 대는 흘러가야 그 깊은 사랑을 조금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성경, 예배, 찬양 등 주님과의 스킨십을 통해 주님과 교제하면서 조금씩 주님의 사랑을 깨닫는 듯해요.”

오래된 커플, 부부들이 흔히 듣는 말 중에 하나가 권태기다. 그는 “내가 상대를 더 많이 사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수님도 인간을 먼저 사랑해주셨어요. 저는 사람도 먼저 사랑하면 결국엔 상대도 그 사랑을 알고 배로 사랑해 준다고 봐요. 남편이 아내를 지극히 사랑하면 아내도 결국 알아요.”

박지헌은 많은 가정이 파괴되고 있는 요즘, 크리스천들이 가정 안에 사랑을 더욱 단단히 채워야 한다고 했다. “믿지 않는 분들이 보기에도 사랑이 넘치는 가정, 그럼 부러움이 생기고 닮고 싶어지잖아요. 백 마디 예수 믿으라는 말보다 그게 더 강력한 복음이라고 생각해요.”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