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자신을 낮추어야 할 이유

입력 2016-08-18 19:55

“땅에 있는 자를 아버지라 하지 말라 너희의 아버지는 한 분이시니 곧 하늘에 계신 이시니라.”(마 23:9) 본문 말씀은 마치 가족 관계의 실재를 부정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집 ‘아버지’의 권위를 아예 무시하라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님은 우리 집 아버지를 공경의 대상으로 올려놓으셨습니다(마 19:19).

그렇다면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첫째, 우리는 지식의 많고 적음, 직책의 높낮이에 관계없이 모두 ‘형제’입니다(마 23:8). 그러므로 우리 가운데 어느 누구도 높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를 낮춰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많이 배웠다고, 즉 신앙이 매우 독실하고 영적인 카리스마가 있으며 신학적 지식이 매우 충만하다고 해서 스스로 교만해져서는 안 됩니다. 스스로 존경과 명예를 얻으려고 해서도 안 됩니다. 이런 자들은 특히 다른 성도들보다 비교 우위를 내세울 수 있는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천국에서는 지극히 작은 자라도 세례요한보다 크기 때문입니다(마 11:11).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리 위대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스스로 ‘성인’처럼 생각해서도 안 되고, 그런 사람을 ‘성인’으로 대접해서도 안 됩니다. 스스로 낮아짐으로써 오직 예수님께만 영광을 돌려야 합니다.

둘째, 땅의 모든 ‘대접 받는’ 자들이 정말 자기가 가르치고 이끄는 대로 자기도 그렇게 못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진정으로 언행이 일치된 삶을 사는 자가 도대체 이 세상에 얼마나 되겠냐는 것입니다. “기록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롬 3:10) 문제는 이 진리를 알고 겸손한 자세로 사느냐, 아니면 자신을 속이고 위선적으로 사느냐는 것입니다. 바리새인들처럼 종교적 권위를 내세우고 이중인격자로 살지 말고 바울처럼 겸손하게 스스로 낮아지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내가 내 몸을 쳐 복종하게 함은 내가 남에게 전파한 후에 자신이 도리어 버림을 당할까 두려워함이로다.”(고전 9:27)

우리 하나님만이 우리가 따를 진정한 모델이 되시는 ‘아버지’입니다. 사랑과 긍휼의 전부이시며 우리 생명의 진정한 원천이 되십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낮춰야 할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모방하며 살 뿐입니다. 우리는 진리, 지식, 거룩, 그 자체가 아닙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연약한 존재입니다(빌 2:5∼8). 따라서 우리는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며 살아야 합니다(마 23:11). 주님이 인정하는 진정한 ‘선생’ ‘지도자’로 살기 원합니까. 그렇다면 예수님처럼 남을 섬기고(막 10:45) 스스로를 낮추십시오. 그래서 본문에 바로 이어 “너희 중에 큰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마 23:11∼12)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권문상 목사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조직신학 교수)

◇약력=△한국외국어대·총신대 신대원·미국 풀러신학교·영국 에버딘대 졸업 △샬롬나비 사무총장,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총무 역임 △현 ㈔국제독립교회연합회 신학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