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탈북한 인사 중 최고위급은 1997년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담당비서다. 황 전 비서는 북한의 지도이념인 주체사상의 창시자여서 그의 탈북의 파장은 매우 컸다. 이번에 탈북한 태영호 주영 북한공사는 국장급으로 탈북 외교관 중에선 최고위급에 속한다.
분단 직후부터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때는 고위급 인사의 탈북이 드물었다. 공군 조종사가 전투기를 몰고 남하하거나 육군 장교가 휴전을 넘어 내려오는 정도였다. 1967년엔 조선중앙통신 이수근 부사장이 판문점을 통해 귀순하기도 했다.
사정이 바뀐 건 1990년대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다. 1994년 5월 강성산 정무원 총리의 사위 강명도씨, 같은 해 7월엔 조명철 김일성대 교수가 넘어왔다. 특히 1997년 4월 북한의 지도이념인 주체사상을 창시한 황장엽 전 비서가 귀순하면서 고위층 탈북은 정점을 찍었다.
외교관의 탈북은 주로 서기관이나 참사관 등 비교적 낮은 직급에서 이뤄졌다. 1991년 탈북해 현재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으로 재직 중인 고영환씨도 주콩고 대사관 1등 서기관이었다. 탈북 외교관 중 최고위급은 1997년 8월 탈북한 장승길 주이집트 대사다. 그는 형인 장승호 주프랑스 경제참사관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북 고위급 망명 사례, 황장엽이 최고직… 파장 폭발적
입력 2016-08-17 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