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운호 구명 로비’ 의사 차명회사 자금 추적

입력 2016-08-17 18:45 수정 2016-08-17 21:14
검찰이 정운호(51·구속 기소) 전 네이처리퍼블픽 대표의 로비스트 노릇을 한 강남 성형외과 의사 이모(52·구속)씨 운영업체의 자금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이씨의 자금이 정 전 대표 구명로비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이씨가 지인 명의로 운영한 소규모 화장품 제조·수출업체 B사의 자금흐름 전반을 분석 중이다. 검찰은 지난 12일 B사를 압수수색해 이 업체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B사는 이씨가 지인 이름을 빌려 2014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세운 회사다. 주로 네이처리퍼블릭 제품을 싼값에 넘겨받아 중국 등에 수출해 수익을 남기는 구조로 운영해 왔다. 인천에 사무실을 둔 B사의 자회사 등기부등본을 보면 지난해 잠시 업체 이름을 ‘네이처리퍼블릭’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B사는 구인광고를 하면서 ‘네이처리퍼블릭 제품 유통’을 사업내용으로 소개하는 등 정 전 대표와 특수 관계를 유지했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B사 사무실에는 현재 다른 업체가 들어와 있다. 건물 관리인에 따르면 B사는 임대료를 내지 못해 지난해 퇴거했다고 했다. 이 관리인은 “B사가 들어와 있었지만 누가 오거나 하는 건 본 적이 없다”며 “검찰도 압수수색을 왔다가 (찾던 업체가 나갔다는) 얘기를 듣고 그냥 돌아갔다”고 말했다. B사는 물론 자회사까지 모두 최근에 폐업한 상태다.

B사는 법인 명의의 신용카드도 여러 장 발급해 사용해 왔는데, 지난 6월 사용대금을 제때 결제하지 못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검찰은 법인카드 사용 내역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용택 황인호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