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전광판이 승전보를 전하자 150㎝, 45㎏의 가녀린 소녀가 라켓을 들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아직 앳된 얼굴의 이토 미마(16·일본·사진)는 동메달 획득과 동시에 탁구 역사상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파빌리온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3·4위전에서 일본은 싱가포르를 게임 스코어 3대 1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승리의 주역은 ‘천재 소녀’ 이토였다. 일본 주장 후쿠하라 아이(28·세계랭킹 8위)는 싱가포르의 유멩유(27·12위)에게 세트 스코어 2대 3(11-4 5-11 3-11 11-4 5-11)으로 1단식을 내줬다. 2단식에 나선 이시카와 가스미(23·6위)는 싱가포르의 톱 랭커 펑톈웨이(30·4위)를 세트 스코어 3대 0(12-10 11-6 11-7)으로 꺾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번째 경기인 복식에 나선 이토는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토-후쿠하라 조는 유멩유-주위한(22·32위) 조에 첫 세트를 내줬지만 내리 3세트를 따내며 세트 스코어 3대 1(9-11 11-9 11-1 14-12)로 꺾었다. 이토는 4단식에서도 승부사 기질을 드러냈다. 관록의 펑톈웨이를 맞아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며 세트 스코어 3대 0(11-9 11-4 11-6)으로 동메달 결정전을 매듭지었다.
이토는 “집에 돌아가서 가족과 팬들에게 메달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10대 소녀다운 소감이었다. 이어 “동료들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동메달은 우리를 도와준 모든 이들의 것”이라며 어른스러운 모습도 보였다.
2000년 10월 21일에 태어난 이토는 15년 300일 만에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거머쥐었다. 2004 아테네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궈예(28·중국)가 가지고 있던 탁구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 기록을 90일 앞당겼다.
이토가 가지고 있는 기록은 이뿐만이 아니다. 열 살 때 일본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탁구 신동’의 등장을 알렸다. 2014 독일오픈에서 여자복식 우승을 차지하며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도 세웠다. 리우올림픽 일본 대표 명단에 랭킹 9위 이토의 이름이 오른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토는 스무 번째 생일에 앞서 다시 한번 올림픽 무대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에서 2회 연속 메달을 따내는 등 일본 대표팀 전력도 안정적이다. 일본 언론은 일제히 “이토가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될 것”이라고 타전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리우스타-日 이토 미마] 15세 300일 만의 기적… 탁구 역사상 최연소 메달 획득
입력 2016-08-17 18:36 수정 2016-08-17 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