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선도대학 5년, 유망 벤처기업 배출 ‘0’

입력 2016-08-17 18:59 수정 2016-08-17 21:02

기술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탄생한 창업선도대학이 출범 5년이 되도록 유망 벤처기업을 한 곳도 배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대학평가를 철저히 하고 각종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등 뒤늦게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중소기업청은 현재 34개인 창업선도대학 수를 내년까지 40개로 늘리고 바이오 등 유망 분야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창업선도대학 고도화 방안’을 17일 발표했다. 창업선도대학은 정부가 2011년 대학생 및 일반인의 기술창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창업지원 인프라 등이 우수한 대학을 거점기관화한 사업이다. 당시 15곳으로 시작된 창업선도대학은 올해 34곳까지 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사업은 적잖은 한계를 드러냈다. 창업선도대학은 지난 5년간 신규 창업업체 약 2800곳을 양성했지만 이 중 유망 벤처기업으로 발전한 곳은 없다. 중기청 관계자는 “해외 투자 유치, 스타트업 기업 간 인수·합병(M&A) 같은 성공 사례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또 중기청이 운영된 지 3년 이상 된 16개 창업선도대학을 대상으로 ‘기술창업 성과’와 ‘창업지원 역량’을 분석한 결과 모두 우수한 경우는 3곳에 불과했다.

이 같은 실적 미비는 양적인 차원에 치중한 나머지 대학의 역량 강화 등 질적 향상에는 소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학평가 기준이 1년과 3년 등으로 이원화되면서 체계적인 평가 및 지원도 부실했다는 평이다.

이에 중기청은 대학평가 기준을 3년으로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고, 선도대학이 창업기업을 발굴 육성하는데 따른 인센티브 및 페널티 체계를 세우기로 했다. 대학별로 정보통신기술(ICT) 융합과 바이오 등 고부가가치 기술창업 인력을 발굴하는 ‘기술창업 스카우터’도 도입한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