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극, 드라마 등에서 활동하는 배우 조재현(49·사진)은 DMZ국제다큐영화제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별로 인기도 없는 이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8년째 맡고 있다. 분단의 현실과 평화의 미래를 환기시키는 뜻 깊은 영화제라는 점, 그리고 비주류영화인 다큐 장르에 대한 지지의 의미로 그 자리를 지킨다고 그는 평소 말한다.
제8회 DMZ국제다큐영화제의 기자회견이 17일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강당에서 열렸다. 조재현 집행위원장은 개막작을 비롯해 상영작을 발표하고 홍보대사를 위촉했다.
올해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오는 9월 22일 DMZ 내 캠프그리브스 개막식을 시작으로 29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파주시, 김포시, 연천군 등에서 열린다.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라는 슬로건 아래 36개국 116편을 상영한다. 작품 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조 위원장은 “가장 많이 고민한 것은 개막작이었다. 개막작을 선정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고심 끝에 결정한 개막작은 정수은 감독의 데뷔작 ‘그날’이다. ‘그날’은 지난해 신진다큐멘터리작가 제작지원의 결과물로 올해 개막작으로 선정돼 의미가 더욱 깊다.
조 위원장은 “영화의 서두에 가족사진이 나온다. 인민군이었던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담은 작품”이라며 “아픈 가족사를 다룬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라 생각했으며 전쟁 3세대라 불리는 요즘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신진감독에게 제작을 지원한 작품들이 꽤 많다”며 “흥행에 성공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도 우리 영화제에서 제작을 지원했던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개막식 1주 전인 9월 18일 고양시 아람누리 음악당에서는 ‘다큐&뮤직’ 콘서트가 열린다. 조 위원장은 이 콘서트 무대에 직접 오른다. 그는 “어떻게 하다 보니 출연하게 됐다”며 “전인권씨가 지난해 노래를 해주셔서 감동적이었다. 이번에도 합창단, 전인권씨와 함께 다큐멘터리도 보여주고 콘서트도 함께하는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영화제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DMZ 비전’을 신설했다. 분단과 통일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코너다. 또 일본, 중국, 대만에서 바라본 ‘일본군 위안부’ 다큐를 소개하는 특별기획전도 마련했다.
영화제 홍보대사로 배우 강하늘과 공승연이 위촉됐다. 평소 다큐 영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DMZ국제다큐영화제에 참석해왔다는 강하늘은 “다큐멘터리의 사회적인 영향력과 가치는 무엇보다 크다고 생각한다. 많이 오셔서 다큐의 재미를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승연은 “다큐 영화는 울림과 자극을 가져다준다. DMZ에서 평화 소통 생명을 주제로 한 다큐 영화 축제가 열린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DMZ국제다큐영화제 개막작에 ‘그날’ 선정… “아픈 가족사 다뤄… 전쟁 3세대에 큰 의미”
입력 2016-08-17 19:19 수정 2016-08-17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