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기간 중 소강 상태였던 조선사 노조의 투쟁이 재개될 조짐이다. 당장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는 오는 31일 연대파업에 돌입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들 3사 노조가 별도로 뭉쳐 투쟁을 하기로 한 것은 처음이다. 또 현대중공업 노조를 포함해 총 8개 조선사 노조로 구성된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이달 25일 상경집회를 하고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쯤 총파업을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 이어 다시 총파업이 예고되는 등 조선노조의 하투(夏鬪)가 재점화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합법적 파업이 노동자의 권리임을 모르는 바 아니나 지금은 때가 아니다. 정부가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원할 만큼 조선업은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다. 공멸할 수도 있는 절박한 시기에 파업을 일삼는 것은 여론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 특히 현대중공업 3사 노조가 구조조정 중단과 함께 기본급 인상까지 요구하며 파업을 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구조조정의 칼날도 피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고임금인 상태에서 임금을 또 올려달라는 주장은 지나치다. 다른 조선사 노조가 고용을 보장받기 위해 스스로 임금 동결에 나서는 것과 대조적이다.
회사 측도 인적 구조조정에만 주력해서는 안 된다. 올 들어 6월까지 1100명이 현대중공업을 떠났다. 상반기에만 8800억원의 흑자를 낸 기업의 처사라기엔 상식적이지 않다. 2600억원의 일시적 퇴직 위로금을 포함하면 반기 흑자 규모는 무려 1조1400억원이다. 수주 급감 등 경영 환경이 최악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조 단위의 이익을 내는 기업이 대량 해고로 어려움을 돌파하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노사는 파업과 감원이라는 극단에서 벗어나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사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 파업 결정 철회해야
입력 2016-08-17 1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