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최고 실권자 아웅산 수치(사진)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이 17일 5일간의 중국 방문을 시작했다. 수치 자문역은 지난해 6월에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면담했다. 이번 방문은 리커창 총리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중국 언론은 수치 자문역이 집권 후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를 제외하면 중국을 가장 먼저 찾았고, 미국보다 앞섰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사실 지난 3월 집권 후 첫 방문지로 미국을 선택하자 중국은 물밑 외교전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미는 오는 10월로 미뤄졌다. 환구시보는 “수치 자문역은 과거 민주화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실용주의 정치인”이라며 “과거 친서방 노선이었지만 이제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중시한다”고 분석했다.
수치 자문역은 시 주석 및 리 총리와 면담을 갖고 시 주석의 고향인 산시성도 방문한다. 중국 지도부와 만남에서는 2011년 중단된 미트소네 수력발전용 댐 건설 재개를 논의하고 국내 무장분쟁 종식에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36억 달러(약 4조원) 규모의 미트소네 댐은 2011년 중단돼 양국 관계가 소원해지는 계기가 됐다. 중국은 건설 재개를 원하지만 수치 자문역이 야당 시절 반대했고, 건설 예정지 주민의 반발이 심해 쉽게 결론이 날 문제가 아니다. 마얀마타임스는 “정부가 최근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중국에 성의를 보였지만 시간 벌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얀마 정부는 소수민족 반군과의 무장분쟁 종식을 위한 ‘21세기 팡롱’ 평화회담을 준비 중이다. 반군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협조가 절실하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美에 앞서… 아웅산 수치, 집권 후 첫 방중
입력 2016-08-17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