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1879∼1910) 의사의 유일한 여동생 안성녀(1881∼1954) 여사의 묘소와 묘비가 62년 만에 새롭게 단장됐다.
부산 남구는 71주년 광복절을 맞아 용호동 천주교 묘지에 방치되어 있는 안 여사의 묘소를 정비했다고 17일 밝혔다.
구청 측은 작고 초라했던 시멘트 비석을 걷어내고 오석으로 된 높이 0.9m의 비석과 0.43m의 상석을 새로 설치하고, 주변 잡목 제거와 묘 진입로 제초작업 등 묘 주변을 말끔히 정비했다.
안 여사의 묘소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정비된 것은 안 여사가 1954년 4월 사망 이후 62년 만에 처음이다. 안 여사는 오빠 안중근 의사가 의거를 일으킨 직후 중국으로 도피해 광복 직전까지 독립운동을 펼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항일운동에 대한 공식적인 자료가 발견되지 않아 국가보훈처로부터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지 못해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지 못하고 용호동 천주교 묘지에 사실상 방치돼 왔다.
남구는 이러한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묘 정비를 위한 근거 확보를 위해 안중근의사기념관을 통한 의견조회와 변호사의 법률 자문 등 종합적인 검토를 모두 마친 뒤 묘소 정비 사업에 착수했다.
안 여사의 손자 권혁우 광복회 부산지부 남부연합지회장은 “광복 후 김구 선생의 주선으로 서울에 살던 할머니가 6·25전쟁 때 부산으로 피란 왔다”며 “뒤늦게나마 독립 영웅의 혈육에 대한 예우를 해주어 고맙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안중근 의사 여동생 묘비, 62년 만에 새 단장
입력 2016-08-17 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