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호수공원서 붉은배새매·솔부엉이 서식 확인

입력 2016-08-17 21:14

경기도 고양시 도심 한복판 일산 호수공원에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천연기념물 붉은배새매와 솔부엉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호수자연생태학교와 ㈔에코코리아는 지속적인 조류 모니터링을 통해 지난 8일 붉은배새매 새끼와 솔부엉이 서식지를 발견, 촬영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붉은배새매는 몸길이 약 28㎝로 우리나라에는 5월 초순 찾아와 9월에 남쪽으로 떠나는 비교적 흔한 여름새였으나 근래 들어 먹이가 농약에 오염되면서 개체수가 크게 줄어 2012년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됐다. 몸길이 29㎝의 솔부엉이는 러시아 극동, 중국 동부와 동북부, 한국, 일본, 대만에서 번식하고 동남아에서 겨울을 나는 여름철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박종길 센터장은 “붉은배새매는 주로 깊은 산이나 숲에서 번식하는 조류로 도심 한가운데 공원에서 번식지가 발견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호수공원에는 야트막한 산과 넓은 습지가 분포해 있어 먹이가 풍부하고 사람의 간섭도 비교적 적어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붉은배새매는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번식지 확인이 쉽지 않은데 이번에 올해 만든 둥지 외에 옛 둥지를 두 개 더 찾아내 최근 몇 년간 호수공원에서 번식해온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조류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서식지를 처음 발견한 호수자연생태학교 강사 김은정씨는 “지난 5월부터 천연기념물인 붉은배새매와 솔부엉이가 호수공원 상공에서 관찰되기 시작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왔다”며 “맹금류가 종종 발견되기는 했지만 도심 속 호수공원에서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고 있는 것을 직접 발견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양=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