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남편은 저수지·아내는 호수서 숨진 채 발견

입력 2016-08-16 22:04
실종 남편은 저수지에서 아내는 호수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의문의 부부 사망’ 사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남 거창경찰서는 지난 14일 거창군 마리면의 한 저수지에서 A씨(47) 시신을 발견, 범죄 관련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이 지역 언론사 기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 2월 집을 나가 연락이 안 됐지만 가족들은 지난 7월에서야 실종 신고를 했다. 지난달 26일 A씨의 큰딸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씨 아내 소유 농장 근처 저수지에서 수색활동을 벌였지만 A씨를 찾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 13일 양수기로 이 저수지의 물을 퍼내 다음 날 심하게 부패한 A씨 시신을 찾았다. A씨 시신에는 보도블록 2개가 매달려 있었다.

경찰은 시신의 키와 체격, 발견 장소 등을 토대로 A씨 신원을 확인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A씨는 지난 2월 1일 휴대전화 등을 집에 둔 채 집을 나가 시신으로 발견될 때까지 행적이 확인되지 않았다.

A씨 아내(46)는 지난달 25일 큰딸에게 A씨 실종 신고를 할 것처럼 말한 뒤 큰딸과 함께 외출했다가 합천호에 차를 세운 후 내려서 돌아오지 않았다. A씨 큰딸은 엄마가 실종됐다며 신고한 다음 날 아빠의 실종 사실을 다시 경찰에 신고했다.

A씨 아내는 지난달 27일 합천호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A씨 아내 시신에도 보도블록이 매달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부부의 사망 사건에 대해 자살과 타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거창=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