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당권 경쟁 가열] 판세 예측불허… 후반 레이스 표심 잡기 올인

입력 2016-08-17 04:29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이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송영길 의원의 예비경선(컷오프) 탈락이라는 의외의 ‘1라운드’ 성적표를 받아든 터라 당 안팎에선 누구도 자신 있게 판세를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다만 선발주자인 추미애 후보는 여전히 선두를 자신했고, 김상곤 이종걸 후보는 급상승 기류를 확인하며 막판 표 몰이에 돌입했다.

더민주 당권주자들은 16일 9번째 시·도당위원장 선거인 전남대의원대회를 기점으로 반환점을 돌았다. 추 후보 측은 1라운드에서 승리 교두보를 선점했다고 자평했다. 추 후보 측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추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분명히 하고, 선명성을 집중 부각시키며 이슈를 선점했다”며 “추 후보의 실점이 없는 가운데 다른 후보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초반 구도가 유지됐다”고 평가했다.

후발주자인 두 후보는 1라운드 후 지지율이 뚜렷한 상승세를 탔다고 분석했다. 김 후보 측은 “기초·광역의원 및 단체장 등 원외 인사 지지세가 뚜렷하고 지지 의사를 밝히는 현역 의원도 늘고 있다”며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고 했다. 이 후보 측도 “이 후보가 나흘간 호남에 머물면서 친문(친문재인) 후보에 대한 반감을 확인했다”며 “극적인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후반기 전략도 각자의 처지에 따라 다르다. 당내 주류 진영의 지원사격을 업은 추 후보는 ‘온·오프 네트워크 정당’을 내세워 내친김에 친문 지지 성향이 강한 온라인 권리당원의 활동력을 흡수할 계획이다. ‘온라인 스타’인 정청래 전 의원이 최근 추 후보 지지 선언을 하는 등 SNS 득표 활동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비주류 대표선수를 표방한 이 후보는 추 후보와 김 후보의 약점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두 사람을 친문 후보로 몰아 주류 표심을 분산시키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추미애)과 의정 경험 부족(김상곤)이라는 각 후보의 약점을 지속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뒤늦은 출발로 타 후보에 비해 떨어졌던 조직 재정비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예비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김 후보는 각각 친문, 반문(반문재인) 마케팅을 펼치는 두 후보 사이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원외인사+현역의원’ 지원 시너지를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김 후보 측은 그 시작을 호남 표심으로 보고 호남 민심 회복에 ‘올인’ 중이다. 당내에선 예비경선에서 세 후보 간 표 차이가 거의 없었던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고위원을 겸직하게 될 전국 여성위원장 선거도 격전이다. 당초 재선인 유은혜 후보의 낙승을 예상하는 분위기였지만 문 전 대표 영입 인사인 양향자 광주서을지역위원장이 맹추격하며 박빙세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양 후보 측 관계자는 “유 후보의 수도권 지지 기반이 탄탄하다지만 그 밖에선 양 후보가 더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고 했고, 유 후보 측은 “당내에서 오랜 시간 활동한 만큼 대의원 투표에서 확실한 우위”라고 봤다. 전남대의원대회에서는 호남 유일의 더민주 현역 의원인 이개호 의원이 전남도당위원장에 선출됐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