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라마가 성장하고 있다. 10분 안팎의 짧은 드라마, 잠깐 쉬면서 모바일이나 웹으로 간단하게 볼 수 있는 웹드라마가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다.
그동안 웹드라마는 아이돌 멤버나 신인 배우의 등용문, 팬덤을 등에 업으면 잘 팔리는 저비용 고효율 드라마, 작품성보다는 재미에 방점이 찍힌 스낵컬처의 대표주자 중 하나였다. 하지만 웹드라마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 다양하고 흥미로운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까지 적극적으로 제작에 나선 것도 한 몫을 한다. 중량감 있는 배우들도 기꺼이 출연하고, 신인 배우들이 의외의 호연으로 화제가 되기도 한다.
최근 가장 핫한 웹드라마는 ‘게임회사 여직원들’이다. 걸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이 주인공 아름 역을 맡았고, ‘응답하라 1988’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이민지가 또 다른 주인공 마시멜로 열연했다. 게임회사인 식빵소프트에서 함께 일하는 여직원들의 일상과 도전을 다룬 드라마다.
드라마는 게임회사 여직원들의 평범하되 팍팍한 날들에 만화적인 판타지를 가미한 이야기로 인기를 모았다. 특히 게임 개발자 아름을 맡은 아이린은 첫 연기 도전인데도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며 호평을 받았다.
‘게임회사 여직원들’은 현재 연재 중인 동명의 다음 웹툰이 원작이다. 웹드라마는 다음 웹툰 모바일 앱에서 간단하게 클릭 한 번이면 볼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자연스럽게 원작 웹툰 팬들을 시청자로 끌어들이며 올 여름 가장 높은 클릭수(179만뷰·17일 기준)를 기록한 웹드라마가 됐다.
엑소 멤버 카이가 주인공으로 나온 ‘초코뱅크’, 올림픽 시즌에 맞춰 방영 중인 발랄한 웹드라마 ‘매칭! 소년 양궁부’, 동남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진출도 앞두고 있는 ‘스파크’ 등도 최근 호평 받고 있는 웹드라마들이다.
독특한 콘셉트로 마니아층을 끌어 모으고 작품성까지 인정받은 웹드라마도 있다. ‘72초 TV’의 72초짜리 웹드라마들이다. 에피소드 한 편이 1분 남짓한 짧은 시간에 끝났다. 주인공들의 내레이션과 감각적인 연출이 결합된 이 초미니 드라마는 지난해부터 모바일과 온라인에서 크게 인기를 모았다. 최근에는 ‘바나나 액추얼리2’로 20대의 평범하지만 진한 러브 스토리를 다뤄 20∼30대 시청자의 고감을 자아냈다. ‘72초’는 다음 달 9일 열리는 ‘2016 서울 국제 드라마 어워즈’에서 국내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연출상 후보로 올랐다.
지난해 방송된 ‘퐁당퐁당 LOVE’는 서울 드라마 어워즈에서 3개 부문(작품상, 작가상, 여자연기자상) 후보에 오르며 국내 웹드라마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퐁당퐁당 LOVE’는 고3 수험생 장단비(김슬기)가 조선시대로 타임슬립해 세종(윤두준)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 드라마다. 웹드라마로 먼저 선보였고,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드라마를 제작한 MBC가 올해 설특집 단막극으로 방영하기도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아삭아삭! 스낵컬처] 성장하는 웹드라마… 재미로 보던 웹드라마, 작품성으로 승부
입력 2016-08-18 0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