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가 4년 만에 신규 에이즈 감염자 중 동성애자의 비율을 공개했다. 감염자의 절반 정도가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한 것으로 나왔지만 비대칭적 남녀 성비를 감안할 때 동성애자의 수치는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일보가 16일 입수한 ‘2015 HIV/AIDS 신고현황’에 따르면 2015년 신규 에이즈 감염자는 1018명이었으며, 감염경로를 밝힌 652명 가운데 288명(44.1%)이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해 에이즈에 감염됐다고 답했다. 이성 간 성접촉에 의한 감염은 364명이었으며, 366명은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나 44.1%에 그친 동성애자 비율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는 남녀 간 성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정상적인 성접촉으로 에이즈에 감염됐다면 남녀 성비가 5대 5에 근접해야 하지만 2015년 남녀 성비는 96대 4로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질병관리본부 에이즈결핵관리과 담당자는 “에이즈 신규 감염자의 남녀 성비를 보면 알겠지만 남성이 훨씬 많다”면서 “이번 통계와 다른 연구결과를 종합해 볼 때 동성애자의 수치가 실제론 훨씬 높게 나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동성애자들이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인지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2011년부터 질병관리본부가 동성 간 성접촉에 따른 감염비율을 공개하지 않았던 것도 정확도와 신뢰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에 4년치를 모두 발표한 것은 부정확한 자료일지라도 이성·동성 간 성접촉을 구분해 발표해 달라는 외부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대한민국은 에이즈 감염자 본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에이즈를 전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치료비의 100%를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있다”면서 “에이즈 감염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동성애자를 위해 성행위 전 에이즈 예방약을 복용하는 예방요법 등을 홍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연 성과학연구협회 교육국장은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기관이 맞다면 ‘에이즈 감염자 중 다수가 남성 동성애자’라는 사실부터 국민들에게 똑바로 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청소년 에이즈 감염자수가 급증하고 있는데, 질병관리본부는 교육부와 함께 동성애를 미화시키는 초·중·고등학교 교과서를 바꾸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에이즈 신규 감염자 중 동성애자의 수는 2012년 220명에서 2013년 242명, 2014년 284명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글=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
에이즈 신규 환자 절반 동성 간 性 접촉자였다
입력 2016-08-16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