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1위 중압감… 유연성-이용대마저 좌초

입력 2016-08-16 18:33 수정 2016-08-16 21:22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복식에 출전한 유연성-이용대가 15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와의 8강전에서 셔틀콕을 향해 몸을 날리고 있다. 뉴시스

기대를 모았던 ‘금빛 스매싱’은 없었다. 15일(현지시간) 2016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남자복식 8강전이 치러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파빌리온4. 세계랭킹 1위 이용대(28·삼성전기)-유연성(30·수원시청) 조는 랭킹 12위 고위시엠-탄위키옹(말레이시아) 조를 맞아 세트 스코어 1대 2(21-17 18-21 19-21)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용대와 유연성은 라켓을 놓지 못하고 울먹였다. 언더독(underdog·시합에서 이길 가능성이 적은 선수 또는 팀)에 당한 패배라서 더욱 힘이 빠졌다.

올림픽을 앞두고 이용대-유연성 조는 금메달 1순위로 꼽혔지만 정작 준결승 무대도 밟지 못했다. 간발의 차로 1세트를 따냈지만 2세트에서 이변이 시작됐다. 말레이시아의 공세에 13-18까지 밀렸다. 18-19까지 따라붙었지만 뒤집지는 못했다. 네트 앞에서 실수가 잦았다. 이용대-유연성 조는 3세트에서 잇따라 점수를 내주며 벼랑까지 몰렸다. 매치포인트 위기에서 이용대의 리턴은 네트에 가로막혔다.

금메달이 주는 중압감은 세계 최강에 더 컸다. 주변의 기대는 고스란히 부담으로 되돌아왔다. 이용대는 “점수가 비슷하다 보니 랭킹에서 앞선 우리가 위축된 플레이를 했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유연성 역시 “부담감을 이겨내려고 연구를 많이 했다”고 했다. 하지만 끝내 부담감을 내려놓지 못했다. ‘고맙다’는 말로 올림픽을 마무리하고 싶었다고 밝혔던 유연성은 ‘미안하다’는 말만 남겼다.

리우올림픽에서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언더독의 반란에 고배를 마셨다. 8강전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상대에게 잇따라 일격을 당했다. 남자복식 랭킹 3위 김사랑(27)-김기정(26·이상 삼성전기) 조와 혼합복식 랭킹 2위 고성현(29·김천시청)-김하나(27·삼성전기) 조는 각각 랭킹 4위 푸하이펑-장난(중국), 랭킹 6위 쉬천-마진(중국) 조에 패하며 4강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