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결정 이후 북·중 교역이 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중국의 사드 반발 움직임이 국제사회 대북 제재 공조의 균열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 세관의 북한 트럭에 대한 화물 검사가 느슨해지는 등 사드 배치 결정의 반작용으로 북·중 교역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중국 단둥세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RFA에 “압록강철교(조중친선다리) 보수공사가 끝나고 세관이 문을 연 지난 2일 단둥에서 300대가량의 중국 트럭이 북한으로 나갔고, 신의주에서도 70대 이상의 북한 트럭이 중국으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북한은 북·중 무역 거래의 핵심 역할을 해온 압록강철교가 노후로 인해 파손되자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1일까지 보수공사를 진행해 왔다.
소식통은 “수리기간 차가 다니지 못해 물동량이 많아진 점도 있지만 광복절에도 북한 트럭들이 쉬지 않고 들어오는 것을 보면 확실히 교역량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중 무역업에 종사하는 또 다른 소식통도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세관의 짐 검사도 느슨해졌다”며 “지난 3월에는 중국 세관원들이 적재함은 물론 운전석까지 뒤졌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 싶게 대충대충 넘긴다”고 전했다.
현재 평양에서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대표적 치적과시 공사인 여명거리 건설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각 기관들은 필요한 건설자재를 중국에서 들여오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중 무역 증가세와 관련해 “200일 전투나 평양에서의 치적 행사 등을 위한 건설자재 등이 많이 수입된 걸로 보인다”며 “대북 제재에 미치는 영향을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2270호 채택 이후 북한과 유럽연합(EU)의 교역액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지난 4월 북한과 EU 간 교역액은 약 136만 달러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시작되기 직전인 3월과 비교해 무려 66.3%나 줄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34.6% 감소한 액수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사드 영향?… 북·중 교역량 증가 정황
입력 2016-08-16 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