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지’ 민가 드물지만 땅값·포대시설 건설 부담

입력 2016-08-16 18:22
한 시민이 16일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김관용 경북지사가 16일 정부의 사드 배치 ‘제3 후보지’ 필요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지사는 “5만 군민의 삶이 지척에 있는 성산포대는 어렵다는 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경북도 제공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제3 후보지’로 성주군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 인근 부지가 급부상하면서 적절성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1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스카이힐 골프장이 적합도가 높지만 롯데 측과의 협상과 주변 주민들의 동의, 미국 측과의 협상 등 여러 가지 사안이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이 지역을 주목하는 이유는 인근에 민가가 드물어 사드 레이더 전자파 유해성 논란이 일 가능성이 적고 이전 거론 지역과 달리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미 진입도로가 조성돼 있어 기존에 거론된 염속산이나 까치산, 칠봉산과 달리 진입도로 확보 공사가 필요 없다. 또 해발 680m에 위치해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성산포대보다 300m 정도 높다.

하지만 기업 소유 사유지라 매입비용이 들고 기반시설 건설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 역시 제한 요소다. 최근 롯데그룹이 어려운 형편이고 골프장 수익도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롯데 측이 이 부지를 팔지는 분명치 않다. 또 기존 공군 호크 미사일 부대가 있던 성산포대와 달리 사드 포대 배치를 위한 기반조성 및 군용시설이 건설돼야 한다.

김천시와 가깝다는 점도 부담거리다. 골프장은 16㎞ 정도 떨어져 있는 성주군청보다 12㎞ 거리에 있는 김천시 중심부가 더 가깝다. 김천 주민들이 강력 반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벌써부터 반대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일단 17일 예정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성주군민들의 첫 대화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방부는 이번 대화가 처음 열리는 것이어서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설명, 경청, 제3 부지 검토요청 시 수용’이라는 3가지 키워드로 접근하고 있다.

문상균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성주군민들에게 부지 선정 이유에 대해 설명할 기회가 없었다”며 “배치 이유를 소상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변인은 군사적으로 민감한 비밀 내용이 포함된 부분을 제외하고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군민들 의견도 최대한 많이 들을 예정이다. 국방부는 성주군이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뒤 대책반을 꾸려 성주군 현지에서 주민 접촉을 해왔다. 한 장관은 이 과정에서 수집된 군민 정서를 토대로 군민 의견을 꼼꼼히 청취할 계획이다. 군민들이 제3의 배치 지역 검토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하면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최근 국방부 실무진이 염속산이나 까치산 등에 이어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 인근을 현장 점검한 것도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풀이된다.

김관용 경북지사도 제3 부지 필요성을 공식화했다. 김 지사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 국민께 드리는 호소문’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5만 군민의 삶이 지척에 있는 성산포대는 어렵다는 데 공감한다”며 “주민 동의를 바탕으로 국가안보를 지켜낼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을 찾는 일에 함께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안동=김재산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