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올 7월을 세계 기상 관측사상 가장 더웠던 달로 기록했다. 나사는 1880년부터 해수면과 육상 온도를 종합해 세계 평균기온을 측정해 왔다. 지난달 평균기온은 기존 최고치였던 지난해 7월보다 0.11도 높았다. 1880년 이후 모든 달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지구는 월별 기온 기록도 10개월 연속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사상 최고 기록이 깨지지 않은 달이나 해가 나오면 오히려 그 배경을 분석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한다.
지구가 이렇게 뜨거워진 원인으로 그동안 화석연료에 의한 기후변화와 해수온난화 현상인 엘니뇨가 꼽혔다. 지난해부터 곳곳에 이상기후를 초래했던 슈퍼엘니뇨는 지난 5월 소멸됐다. 엘니뇨가 사라진 뒤에도 세계 기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건 온난화의 원인이 결국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임을 말해준다. 최근 중동은 50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됐고 알래스카도 30도가 넘는 무더위를 겪었다. 세계은행은 향후 기후변화로 극빈층 인구가 1억명 늘어나고, 중동·아프리카의 식품 가격이 12% 급등할 거라고 전망했다. 기후변화가 인류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초래하는 상황이 현실로 닥쳐왔다.
기후변화의 안전지대는 없다. 지난해 세계에서 1700만명 기후난민이 발생했고 갈수록 늘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는 특히 중동에서 극심한 고온과 물 부족 사태로 기후난민이 급증하는 상황을 우려한다. 이들이 살 곳을 찾아 나서게 되면 다른 지역도 지금의 유럽 난민 사태보다 훨씬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다. 올여름 폭염과 같은 ‘기후재난’은 이제 일상이 될 것이다. 환경은 더 이상 먹고사는 문제에 정책 후순위로 밀려날 사안이 아니다. 우리는 아직 환경 정책을 핵심 어젠다로 설정한 정치인을 갖지 못했다. 이명박정부의 녹색성장이 있었지만 정권이 바뀌자 흐지부지됐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 문제에 주목하는 후보들이 등장해야 희망이 있다.
[사설]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지구… 닥쳐온 ‘기후재난’ 시대
입력 2016-08-16 1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