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의 선택] 트럼프 “이슬람국가 이민자, 극단적 심사하겠다”

입력 2016-08-16 18:38 수정 2016-08-16 21:54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15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영스타운주립대에서 대테러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트럼프는 냉전시절 사상 검증과 같은 ‘극단적 이민 심사’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테러 대책의 일환으로 ‘극단적으로 까다로운 이민 심사’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주로 이슬람과 테러 관련 국가 출신 이민자를 겨냥한 ‘극단적 이민 심사(extreme vetting)’는 ‘냉전시절 사상검사 수준’이어야 한다고 트럼프는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는 15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영스타운주립대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사람이 미국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냉전시절 미국은 사상검사를 했다”며 “오늘날 미국이 직면한 위협에 맞서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검사 테스트를 개발할 시기가 왔다. 나는 이를 ‘극단적 심사’로 부르겠다”고 했다.

트럼프의 테러대책 발표가 유권자의 호응을 얼마나 끌어낼지는 미지수다. 다만 USA투데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미국 유권자 중 가장 많은 35세 이하 밀레니얼 세대의 절반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의 지지율은 18%에 불과했다. 게리 존슨 자유당 후보의 지지율은 11%로 트럼프와의 차이가 7% 포인트에 불과했다.

젊은 층의 트럼프 지지율은 베트남전쟁 반대여론이 높던 1972년 대선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젊은이들로부터 받은 지지보다 낮아 역대 공화당 대선 후보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라고 USA투데이는 분석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당시 닉슨 대통령이 18∼29세 젊은 유권자 중 32%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추산했다.

악재는 다른 곳에서도 터졌다. 트럼프의 대선캠프를 이끄는 폴 매너포트 선대본부장이 친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정권으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수사 당국은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주도한 ‘지역당’의 비밀장부에서 2007∼2012년 1270만 달러(약 140억원)가 매너포트에게 건너간 흔적을 발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반부패국은 성명을 내고 “매너포트의 이름이 지역당의 검은 장부에 올라 있다”고 밝혔다. 매너포트의 이름은 22차례 등장한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또 매너포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자 신흥재벌인 올레그 데리파스카와 한때 동업 관계였다고 보도했다.

매너포트는 이에 대해 “내가 받은 돈은 우크라이나 정치권을 위해 실시한 여론조사와 정치분석, TV광고에 대한 사례였다”고 해명했다. 매너포트는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다. 야누코비치가 총리와 대통령으로 재임할 때 매너포트는 지역당을 위해 정치 자문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컨설팅 회사를 운영했던 매너포트는 지난 3월 트럼프의 선거총책으로 영입됐다. 클린턴 캠프의 로비 무크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트럼프 캠프와 우크라이나의 ‘친크렘린 분자'의 걱정스러운 커넥션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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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