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핀테크랩(Lab·연구실)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광복절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10일 서울 영등포로에 100평 규모의 위비 핀테크랩을 선보였다. 기존 ‘우리 핀테크 나눔터’를 확대 개편한 것으로 금융 관련 기술을 가지고 창업하는 기업을 육성하는 게 목표다. 물리적 공간만 제공하는 데 머물지 않고 벤처캐피털과의 연계, 김앤장 등의 법률 지원, 아마존 웹서비스 등의 IT 교육, 삼성증권 등의 멘토링도 제공한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위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핀테크 브랜드”라며 “위비 핀테크랩도 대표적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랩은 은행들이 핀테크 기업의 기술개발과 기술 사업화를 적극적으로 돕기 위해 만든 전담 조직이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모두 핀테크랩을 갖췄다. 지난해 3월 KB금융그룹이 ‘KB스타터스밸리’를 시작한 이래 신한금융의 ‘퓨쳐스랩’, KEB하나은행의 ‘핀테크 1Q랩’, IBK기업은행의 ‘핀테크 드림 지원센터’, NH농협은행의 ‘NH핀테크 지원센터’가 활동 중이다. 특히 외부 개발자에게 전산시스템을 오픈한 농협은행은 5월 멘토링 1호 기업 두리안이 송금 때 차용증서를 자동 발행하는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스타트업이 대부분인 핀테크 업체는 핀테크랩을 통해 은행 전산시스템에 접근할 기회를 얻어 아이디어만 갖고 있던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실험해볼 수 있게 됐다. 거꾸로 은행은 핀테크 기업의 민첩함과 창조성, 과감한 개척정신을 수혈받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핀테크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분야는 은행의 모바일뱅킹이다. 지난해 5월 출시한 우리은행 위비뱅크는 금융권 최초 모바일 서비스란 기록을 가지고 있다. 가장 최근 통합형 플랫폼을 선보인 농협은행의 올원뱅크는 말 그대로 농협금융 계열사의 서비스를 한곳에 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000년 무렵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인터넷과 함께 자라 지점 방문보다 스마트폰 처리를 선호한다”며 “이들이 주력 고객이 될 것에 대비해 핀테크 조직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요즘 은행 핀테크 벤처의 요람
입력 2016-08-15 1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