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첫 당직인사를 준비 중이다. 4·13총선 참패 이후 극심한 내홍을 딛고 출범한 지도부여서 내부적으로는 ‘계파 갈등 봉합’, 대외적으로는 ‘정권 재창출을 위한 당 개혁과 외연 확장’이라는 숙제가 있다. 이번 인선은 그 방향성을 내다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이 대표는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아 “중요한 건 당내 화합과 통합, 그리고 떠나버린 민심을 되찾는 것”이라며 “그게 당직 인사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대표가 되는 순간 제 개인은 내려놨다. 제가 대권을 꿈꾸겠느냐, 파벌을 꿈꾸겠느냐”며 “국민의 사랑을 되찾아 오는 방향으로 인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당직 인선을 서두르지 않고 적재적소에 맞는 사람들을 차츰 찾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혼자서 전국을 누비며 선거를 치렀다. 자리 약속하지 않고 사람 빚도 지지 않았다”고 했다. 미리 생각해 둔 섀도캐비닛(그림자 내각)은 없다는 말이다. 그는 최근 “소위 말하는 ‘이쪽·저쪽(친박근혜·비박근혜)’ 하는 건 일절 고려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당내 관심은 이 대표가 청와대에 주문한 ‘탕평 인사’를 스스로 얼마나 이뤄낼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현재 지도부는 강석호 최고위원을 제외한 전원이 친박계여서 ‘도로 친박당’이라는 평가를 누그러뜨릴 만한 인물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이 대표는 “‘자리 나눠먹기’ 인사는 안할 것”이라고 했다. 당 안팎에선 그래서 친박 색채를 탈피한 인사가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있다.
지역 안배도 고려 요소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지난 총선에서 대패한 수도권 탈환이 절실한데 현 지도부에는 이들 목소리를 대변할 인사가 한 명도 없다. 이 대표는 또 주요 당직은 원외 인사를 중심으로 꾸리겠다는 공약도 했다. 최근 윤영석 비서실장, 홍범식 부실장을 임명하면서 이 같은 원칙을 일부 실천하기도 했다. 윤 비서실장은 친박계지만 비교적 색채가 옅고, 홍 부실장은 원외 인사다.
이번에 선임되는 당협위원장은 대선 후보 경선에서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잡음을 최소화하는 게 과제다. 이 대표는 “당 조직 정비 과정에서 일부러 누굴 교체한다는 염려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이정현, ‘탕평 인사’ 선보인다… 계파 갈등 봉합+정권 재창출 위한 외연 확장
입력 2016-08-16 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