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각 분야가 융합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경쟁력에서 한국이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5일 ‘4차 산업혁명의 등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들의 성과가 최근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대표적인 융합산업인 3D프린팅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유전공학 산업 등과 관련성이 높은 산업군을 6개로 나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6∼2010년 6개 산업군에 포함된 한국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9.7%에 달했지만 2011∼2015년에는 1.8%로 급락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 중국 독일이 2011∼2015년 각각 4∼13%대 매출 성장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현경연은 4차 산업혁명 기업 생태계의 역동성이 주요국들에 뒤처진다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2011∼2015년 관련 산업에 속한 상장기업들의 교체율(진입률+퇴출률)은 14.4%에 불과했다. 미국(36.6%)과 중국(22.2%) 독일(20.8%) 등에 비해 정체돼 있다. 스위스 대형은행 UBS는 지난 1월 주요국의 4차 산업혁명 대비 순위에서 한국을 45개국 중 25위로 평가한 바 있다. 노동시장 유연성과 SOC(사회간접자본) 수준, 법적보호 부문 점수가 주요국에 비해 낮았다.
특정산업에 의존하는 경향도 개선점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기술적 하드웨어 및 장비 부문 비중은 19.8%로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른 주요국이 자본재와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등 관련 산업별로 고른 분포를 보이는 것과 대비된다.
현경연 정민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기술시장 선점을 위한 선제적 대응체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4차 산업혁명 시대… 뒤처지는 한국
입력 2016-08-15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