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4년째 야스쿠니 참배 대신 봉납

입력 2016-08-15 18:11 수정 2016-08-16 00:27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중의원·참의원 정치인들이 종전일인 15일 참배를 하기 위해 야스쿠니신사에 들어서고 있다. 야스쿠니신사에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다. AP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종전일에 4년 연속 야스쿠니신사에 공물료를 봉납해 참배를 대신했다.

아사히신문은 15일 아베 총리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공물료를 냈다고 보도했다. 매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이나다 도모미 신임 방위상도 주변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의식해 참배 행렬에서 빠졌다.

아키히토 일왕은 도쿄 지요다구의 무도관에서 열린 희생자 추도식에서 지난해에 이어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과 함께 전쟁의 참화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세계평화와 함께 우리나라의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평화헌법을 수정하려는 아베 총리의 행보를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과거사를 반성하거나 주변국에 가해를 한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참전자들의 값진 희생 위에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이 있음을 한시도 잊지 않겠다”고 애도의 뜻을 전하는 데 그쳤다.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회원 70여명은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함께 참배했다. 이 모임은 중국이 일본 각료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반대한 것에 대해 “어느 나라나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의 위령시설은 있다. 거기에 참배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라며 “일본에만 반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각료 중에는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장관,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 마루카와 다마요 올림픽담당상이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동참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 정치인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하게 비난했다.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침략전쟁 역사를 미화하는 야스쿠니신사에 공물료를 봉납하고 참배를 강행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일본 정치인들이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주변국의 신뢰를 얻는 데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