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순례단 동행기] 日 도발에도 의연한 섬… 우리땅서 “만세”를 외치다

입력 2016-08-15 18:33
제71주년 광복절인 15일 독립유공자 자손과 참전 국가유공자, 광복회원 등 독도 순례 참가자들이 독도 선착장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를 외치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에서 독도를 수호하는 해양경비함 5001호(삼봉호)를 타고 밤새 9시간을 달려 15일 새벽 도착한 독도 앞바다. 우리나라 가장 동쪽에 위치한 ‘아름다운 섬’ 독도는 거친 파도속에서도 ‘민족의 자존심’으로 우뚝 서 있었다.

독도에 들어갈 수 있는 날은 1년에 30일 정도인데 이날은 기상이 좋고 파도가 높지 않아 다행히 입도할 수 있었다.

독립유공자 자손, 참전 국가유공자, 광복회원 등 150여명의 독도 순례 참가자들은 소형 경비함 309호로 갈아타고 독도에 발을 내디뎠다. 5000t급 삼봉호는 수심이 얕은 독도에 접안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도와 동도를 비롯한 89개 바위섬으로 이뤄진 독도는 얇은 초록색 옷을 입은 듯 싱그러운 자태로 순례객들을 맞았다.

오전 7시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아 독도에 들어온 순례객들은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보던 독도를 직접 마주하자 가슴이 뭉클해졌다.

일제의 수괴급 암살과 공공기관 폭파에 앞장섰던 조선의열단 류자명 선생의 손자 류인호(80)씨는 “감격스럽고 눈물이 난다”며 “독도에 와서 보니 생명을 바쳐 나라를 되찾으려 했던 할아버지 생각이 간절해진다”고 말했다.

1945년 태어난 김기홍(71) 동해시 전몰군경유족회장은 “말로만 듣던 독도에 오니 마음이 설렌다”며 “내가 해방둥이인데 우리 조상들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얼마나 힘썼는지 돌아보게 되고 우리의 땅 독도를 반드시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순례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도 접안시설에서 광복절 기념식이 거행됐다.

국기에 대한 경례에 이어 애국가, 광복절노래, 홀로아리랑이 울려퍼졌다. 순례 참가자들은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영토임을 다시 한 번 국내외에 천명한다”며 나라사랑 실천 의지를 담아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어 호국영령을 기리고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신념을 다지는 한편 대한민국 발전을 염원하며 만세삼창을 외쳤다.

일본이 올해도 12년째 방위백서에서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는 터라 독도를 바라보는 순례객들의 눈길은 더욱 애틋했다. 월남전에 참전한 국가유공자 한기운(70)씨는 “국민 전체가 단합된 애국심으로 일본의 억지 주장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도경비대 40명의 대원들은 철통같은 경계태세로 독도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독도경비대장 송지원 경감은 “일본 순시선이 매주 2회 정도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돌고 있다”며 “그때마다 동해 해경함정이 따라붙어 경고방송을 하고 퇴각할 때까지 철저히 감시한다”고 말했다.

접안대에서 선박을 감시한다는 최창영 상경은 “조상들이 나라를 되찾은 것처럼 우리도 독도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5001호 경비함은 기념식을 마치고 돌아온 순례객들을 싣고 독도를 한 바퀴 순찰한 뒤 동해로 향했다.

독도=글·사진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