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할 수 있다” 수차례 반복… 재도약에 방점

입력 2016-08-15 18:00 수정 2016-08-15 21:03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현재 우리 사회 전반에 퍼진 자기비하와 자조, 불신 풍조에 대한 경고장을 던지면서 ‘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 재도약을 이루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 북한에 대해 구체적인 제안을 해왔던 역대 경축사와 달리 국내 현안에 대부분을 할애했다. 국가 내부에서부터 분열과 갈등이 계속 확산될 경우 대한민국의 제2의 도약의 길은 있을 수 없으며, 개혁과 변화만이 살 길이라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경축사 초반 안중근 윤봉길 의사 등 순국선열의 옥중 유언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이 신념과 긍지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안중근 의사는 차디찬 뤼순 감옥에서 ‘천국에 가서도 우리나라 호복을 위해 힘쓸 것’이라는 유언을 남겼고, 윤봉길 의사도 ‘부모 사랑보다, 형제 사랑보다, 처자 사랑보다도 강인한 나라와 겨레에 바치는 뜨거운 사랑을 따르기로 결심했다’는 결사의 각오를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우리 사회를 부정하고 비하하는 신조어가 확산되는 세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른바 ‘헬조선’ ‘금수저’ ‘흙수저’ 등으로 대표되는 신조어 등이 불신과 비하, 자조를 부추기고 대한민국의 저력을 갉아먹는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불신과 불타협’ ‘인신공격’ ‘자기비하와 비관’ ‘불신과 증오’ 등 표현을 썼다. 또 “법을 불신하고 경시하는 풍조 속에 ‘떼법’ 문화가 만연하면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대외 경쟁력까지 실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복절 경축사 메시지로는 이례적일 정도로 강한 표현을 쓰면서 이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박 대통령은 또 ‘신산업 창출’과 ‘노동개혁’ ‘교육개혁’을 우리 사회 재도약을 위한 해법으로 제시한 뒤 “할 수 있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그러면서 “도전, 진취, 긍정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우리 내부의 분열과 반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동개혁에 대해선 “국가 생존의 과제”라고 규정한 뒤 “모두가 ‘남 탓’을 하며 자신의 기득권만 지키려고 한다면 우리 사회가 공멸의 나락으로 함께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국민 모두가 자신의 기득권을 조금씩 내려놓고 노동개혁의 물꼬를 트는 데 동참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외교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주인의식’과 ‘역량 결집’을 거듭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의 운명이 강대국들의 역학관계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피해의식과 비관적 사고를 떨쳐내야 한다”며 “우리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번영의 주역이라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반발이 오히려 국내 여론 분열로 이어지는 상황은 안 된다는 점을 주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에 대해 “결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만약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방법이 있다면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재차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