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판결 이후 싱가포르의 미국 편들기에 중국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나름 가깝다고 여겼던 싱가포르의 미국 밀착 행보에 중국과는 긴장감마저 돌고 있다.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중국이 인정조차 하지 않는 상설중재재판소 판결에 “해양 분쟁에 있어서 국제법에 대한 강력한 성명서”라고 밝혔다. 지난 2일 미·싱가포르 수교 50주년을 맞아 미국을 방문한 리 총리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는 공동성명에서 ‘항행의 자유’를 지지하고 유엔 해양법 협약에 따른 ‘법적·외교적 프로세스의 철저한 존중’을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싱가포르가 “바위처럼 단단한 파트너”라고 화답했다.
중국은 싱가포르를 향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취하라”고 발끈했다.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도 최근 사설에서 리 총리의 미국 방문은 “중국을 불편하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과 싱가포르는 비교적 우호 관계를 유지했다. 1978년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은 싱가포르를 방문, 국가 운영방식에 감명을 받고 리콴유 당시 총리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당시 리 총리는 중국에 자본개방을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공산당은 20년 넘게 싱가포르에 관료를 연수 보냈고 많은 사람이 돌아와 요직을 맡았다. 왕양 국무원 부총리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국가주석과 마잉주 당시 대만 총통의 역사적인 회담도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싱가포르는 중국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남중국해 문제에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일원으로서 정당한 목소리를 낸다는 입장이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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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남중국해’ 노골적 美 편들기에 ‘부글부글’ 끓는 中
입력 2016-08-15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