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세력권 추적 성공… 암컷에 위치추적기 달아 관찰

입력 2016-08-15 18:35
국립생태원의 한 연구원이 지난 4월 암컷 올빼미에 위치추적기를 달고 있다(왼쪽 사진). 연구팀은 최근 경북 일대에서 암컷 올빼미의 세력권(오른쪽 사진의 초록색 부분)을 확인했다. 국립생태원 제공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최근 경북 일대에서 번식 중인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올빼미의 세력권을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올빼미는 1㎏ 이하의 중형 야행성 맹금류다. 세력권은 동물이 같은 종의 다른 개체나 집단으로부터 방어해 점유하는 지역이다. 텃세권이라고도 하며,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연구진은 암컷 올빼미에 위치추적기를 달아 세력권을 관찰했다. 그 결과 암컷 올빼미가 둥지를 중심으로 4395㎡ 지역을 세력권으로 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알을 품는 포란(抱卵)기간이 27일인 것도 확인했다. 새끼를 키우는 육추(育雛)기간은 30일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암컷 올빼미는 3개의 알을 낳았다. 이 가운데 1개는 부화하지 못했다. 부화한 새끼 2마리는 30일 이후 둥지를 떠났다. 육추기간에 암컷은 주로 둥지 주변에서 새끼를 돌보고 수컷이 먹이를 공급했다.

올빼미는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텃새’(계절에 따라 이동하지 않고 한 지역에서 연중 살며 번식하는 조류)다. 전국의 산림에 서식하지만 야행성이기 때문에 직접 관찰하기 어렵다. 국립생태원은 암컷보다 행동 영역이 넓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컷 올빼미도 추가 조사하는 한편 다른 멸종위기 조류로 세력권 연구를 확대할 방침이다.

홍석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