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배구 ‘이정철호’가 한국 구기 종목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연세대)는 한국 선수단의 아름다운 피날레를 위해 막판 담금질에 한창이다.
남자 축구, 여자 핸드볼 등 기대를 모았던 구기 종목이 탈락한 가운데 여자 배구가 8강에 진출해 메달을 노린다. 여자 배구 대표팀은 16일 오전 10시(현지시간, 한국시간 16일 오후 10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지뉴에서 네덜란드와 준결승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3승2패, 승점 9점으로 A조 3위를 기록한 한국은 세르비아 혹은 네덜란드와 8강에서 맞붙는 대진이었다. 조 추첨 결과 한국의 8강 상대는 네덜란드로 정해졌다.
한국은 지난 5월 일본에서 열린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네덜란드를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꺾은 바 있다.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네덜란드에서 치른 평가전에선 1승1패를 기록했다. 세르비아보다는 편한 상대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네덜란드는 B조에서 4승1패를 기록했다. 만만찮은 전력을 가진 중국을 제압했고, 조 최강인 미국과도 풀세트 접전을 벌이는 등 다크호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한국은 조별예선에서 큰 약점을 노출했다. 바로 라이트 김희진(IBK기업은행)의 부진이다. 김희진은 일본과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5득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러시아와의 2차전에서도 8점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김희진이 라이트 공격수로서 제 역할을 못하자, 김연경(페네르바체)에게 과도한 부하가 걸렸다. 김연경은 러시아전에서 공격을 거의 혼자 책임져야 했고, 러시아는 장신 블로커들을 김연경에게 집중시켰다. 결국 한국은 러시아에 1대 3(23-25 25-23 23-25 14-25)으로 패했다.
아킬레스건 통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진 김희진은 다행히 아르헨티나와의 조별예선 3차전에서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14일 열린 카메룬과의 여자 배구 조별예선 최종전 1세트에서 서브 에이스 두 개나 만들어 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정철 감독은 카메룬전에서 한국의 3대 0 완승을 이끈 뒤 “김희진이 이제 아킬레스건 통증이 없다고 하더라”며 “김희진이 8강전에서 안 터지면 경험이 많은 황연주를 투입할 계획이다. 황연주는 다양한 공격 패턴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레프트 박정아(IBK기업은행), 이재영(흥국생명)의 서브 리시브 불안도 해결해야 한다. 이 감독은 “리베로 김해란의 서브 리시브 부담이 그동안 적었는데, 8강전에서는 김해란이 서브를 많이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연재는 19일부터 시작되는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에 들어간다. 런던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 손연재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올림픽인 만큼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런던올림픽에서 개인종합 5위에 오른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올림픽 최초 메달에 도전한다.
남자 탁구 대표팀은 14일 단체전 8강전에서 스웨덴을 게임스코어 3대 1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남자 탁구는 단체전이 도입된 2008 베이징올림픽부터 2회 연속 메달을 따냈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동메달, 런던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4강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한국은 한국시간으로 16일 오전 3시 세계 최강 중국과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파이팅! 태극전사] 女 배구·손연재·男 탁구 “오직 메달… 색깔 안 가린다”
입력 2016-08-16 0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