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 대법관 후보자 제청 배경에 민사판례연구회(민판연)의 입김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판연은 법조계의 ‘하나회’로 불리는 모임이다.
대법관 후보 인사청문특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15일 “김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현재 대법관 중 민판연 (출신) 회원은 모두 5명이 된다”며 “회원끼리 밀고 끄는 관행이 횡행한 탓”이라고 밝혔다. 현재 박병대 김용덕 김소영 대법관은 민판연 회원이고, 양승태 대법원장은 임명 직후 탈회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판사 임용 3년6개월 만에 서울대 전임강사로 임명된 뒤 민판연 회원인 양창수 서울대 교수 지도 아래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민판연 출신 양 대법원장과 양창수 민일영 대법관 인사청문회에 이례적으로 모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진술했다. 박 의원은 “김 후보자가 양 대법원장에 의해 대법관 후보자로 제청됐다”고 밝혔다.
사법부 내 학술연구 단체인 민판연은 회원 대부분이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극히 폐쇄적인 조직이다. 회원수는 2008년 156명에서 지난해 23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2월 민사판례연구(37집)에 수록된 회원 명단 230명 가운데에는 김앤장 변호사 24명을 비롯해 변호사가 41명을 차지했다. 2012년 11월∼2014년 9월 사이엔 대법관 14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명이 민판연 출신으로 채워지기도 했다. 이에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해 9월 “민판연이 전관예우의 통로가 되고 있다”고 비판 성명을 냈다.
박 의원은 “민판연은 마음만 먹으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마저 좌지우지할 수 있다”며 “민판연 운영위원으로 핵심적 역할을 해 온 김 후보자가 다양성과 민주성을 반영하는 판결을 내리길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김재형 대법관 후보자 뒤엔 법조계 하나회 ‘민판연’ 있다”
입력 2016-08-15 1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