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산 ‘투란도트’ 하얼빈 녹여

입력 2016-08-15 20:11
창작뮤지컬 투란도트에 출연한 배우들이 지난 13일 하얼빈 대극원 대공연장에서 하얼빈 관객들에게 노래와 춤을 선보이고 있다. 딤프 제공

중국 하얼빈이 대구산 창작뮤지컬 ‘투란도트’에 반했다. 저주로 마음이 얼어붙은 바다 속 신비의 나라 ‘오카케오마레’의 공주 ‘투란도트’가 망국의 왕자 ‘칼라프’와 그를 짝사랑한 시녀 ‘류’의 사랑과 희생으로 저주를 풀고 사랑에 눈을 뜬다는 뮤지컬 내용처럼 투란도트가 하얼빈 관객들의 마음을 녹여 뮤지컬에 눈을 뜨게 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은 지난 11∼14일 하얼빈에서 창작뮤지컬 투란도트 공연(6회)을 성황리에 마쳤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하얼빈 엔터테인먼트그룹 유한 책임공사’의 초청으로 중국 3대 음악제인 ‘제33회 하얼빈 여름 음악회’ 기간에 진행됐다. 음악의 도시라 불리는 하얼빈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초대형 극장 ‘하얼빈 대극원(哈爾濱大劇院)’ 대공연장에서 공연됐다.

투란도트역은 박소연이, 칼라프역은 이건명과 정동하가, 류역은 이정화가 맡아 열연을 펼쳤다. 딤프는 하얼빈 공연을 위해 뮤지컬 넘버(노래) 추가, 의상 교체, 무대 연출 보완 등의 노력을 했다. 11일 첫 공연에는 중국 언론사 50여 곳에서 취재진이 몰려올 만큼 현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상해 홍교아트센터 관계자, 북경 뮤지컬 제작자 등 중국 각 지역 뮤지컬 관계자들이 공연장을 찾기도 했다. 6회 공연 모두 1600여 객석이 관객들로 가득 찰 만큼 인기를 누렸다. 하얼빈 관객들은 뮤지컬이 익숙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환호성과 기립박수로 감동을 표현했다.

하얼빈 현지 공연 관계자는 “상상 이상으로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워 놀랐다”며 “투란도트의 사랑이야기와 철학적 메시지가 중국인들의 정서에 잘 녹아든 것 같다”고 극찬했다.

딤프와 대구시가 2011년 제작한 뮤지컬 투란도트는 푸치니 원작의 세계적인 오페라 투란도트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2012년 중국 둥관·항저우·닝보, 2014년 상하이, 올해 하얼빈까지 우리나라 대형 뮤지컬 중 유일하게 중국 5개 도시에 초청받았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우리나라 대형 뮤지컬들이 보통 2∼3회 공연되는 것에 비해 이례적으로 6회 공연을 했다. 하얼빈 여름 음악회의 해외초청 작품 중 유일한 뮤지컬 작품인 것은 물론 최근 하얼빈 대극원에서 공연된 작품 중 가장 규모가 큰 작품이자 뮤지컬이다.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은 “세계 최고 수준인 하얼빈 대극원에서 진행된 6회 공연이 매회 95% 이상의 객석 점유율을 보였다”며 “앞으로 중국 내 라이선스 공연을 추진하는 등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콘텐츠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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