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 포로생활에서 풀려나와 예루살렘 성전건축을 의욕적으로 시작했으나 주변의 방해로 16년 동안 건축이 중단돼 있었습니다. 당시 총독 스룹바벨과 대제사장 여호수아가 지도자로 있었으나 포로에서 귀환한 백성들이 다시 죄악을 범했습니다. 이렇게 이스라엘 사회는 16년 동안 영적 침체기 가운데 있었습니다. 정결한 제사를 책임질 자격 있는 제사장이 없었고, 성전에 하나님의 임재는 사라진 지 오래였습니다.
바로 그러한 때에 하나님의 말씀이 스가랴라는 사람에게 임했습니다. 하나님은 천사를 통해 스가랴에게 순금 등잔대(슥 4:2, 성령의 기름부음)와 두 감람나무(슥 4:3, 기름부음 받은 지도자)의 환상을 보여주시면서 “성전 건축은 정치적 힘과 재물(힘), 노동력(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령(영)으로 된다는 사실을 성전건축 책임자 스룹바벨에게 전하라”고 스가랴에 말씀하셨습니다(슥 4:6).
그러면서 성전건축을 방해하던 세력(큰 산)이 무너지겠고, 온 세상을 감찰하시고 임재하시는 하나님 성령의 역사로 스룹바벨이 시작한 성전 재건이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슥 4:7∼10).
이 말씀이 스가랴에게 주어졌을 때, 스룹바벨은 그 예언의 말씀을 듣고 성전 재건 공사를 재개해 4년 후인 BC 516년 마침내 성전을 완공할 수 있었습니다. 16년 동안의 영적 암흑기 가운데 스가랴에게 성령으로 임한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성전이 재건되고 영적 부흥이 일어나게 됐던 것입니다.
스가랴는 당시 영적 지도자인 대제사장도 아니었고, 행정 지도자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일개 평범한 제사장 중 한 명으로, 지금으로 말하면 일종의 무명 목회자였습니다. 당시에 많은 영적 지도자들과 행정지도자, 선지자들이 있었지만 왜 하나님의 말씀은 스가랴에게 임한 것일까요. 그것은 하나님이 스가랴 선지자의 영성과 거룩함을 알고 계셨고, 스가랴가 시대의 상황을 안타깝게 여겨서 늘 깨어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메시지를 기다리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처럼 하나님은 정결한 사람과 시대의 문제를 놓고 안타까워하며, 깨어 기도하는 자를 통해 말씀하시고 그 말씀이 임할 때 교회와 시대는 갱신될 수 있습니다. 오늘 이 시대에도 스가랴와 같이 정결하게 깨어 기도하는 사람, 시대를 향한 성령의 역사를 흘러 보낼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합니다. 한국교회를 갱신시키고 사회를 변혁시킬 ‘하나님의 살아있는 말씀’을 전해줄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은 ‘메신저’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한국교회가 세속화돼가고 생명력을 잃고 있다는 징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한국교회를 살릴 수 있는 영의 말씀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스가랴 시대와 같이 ‘영의 말씀’이 임할 때 한국교회는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가 보시기에 거룩하고 진정 시대의 상황을 아파하며 한국교회를 깨울 수 있는 영의 말씀이 임할 때까지 깨어 기도하는 사람들을 찾고 계십니다. 오늘 이 시대의 스가랴는 어디에 있습니까.
김현진 목사(태안 사귐의공동체)
◇약력=△총신대 신대원 졸업 △남아공 포체스트룸대 신학부(PhD) △한국공동체교회협의회 회장 역임 △현 태안 사귐의공동체 원장
[오늘의 설교] 시대를 향한 거룩한 중보자
입력 2016-08-15 1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