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강원도 평창군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입구에서 ‘졸음운전’으로 41명의 사상자를 낸 지 한 달도 안 돼 전남 여수에서 또다시 ‘졸음운전’으로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14일 오후 2시10분쯤 전남 여수시 만흥동 엑스포 자동차전용도로 터널에서 시멘트를 싣고 가던 트레일러가 앞 차량을 들이받았다.
트레일러는 터널에 진입하면서 일렬로 서 있는 차량 옆면을 잇달아 들이받고 멈춰 섰다. 일부 차량은 충격으로 밀려가면서 모두 10대의 차량이 부딪혔다. 이 사고로 승용차에 타고 있던 김모(61·여)씨가 숨졌으며 다른 차량 운전자와 승객 7명도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를 낸 트레일러 운전자 A씨(53)는 경찰 조사에서 “터널 진입 당시 졸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고가 난 도로는 2012년 여수엑스포를 계기로 만들어진 국도 17호선 여수∼순천 간 자동차전용도로로 해마다 사고가 끊이지 않는 ‘죽음의 도로’다. 개통 이후부터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한 해 동안 35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90명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
2013년 4월 15일에는 엑스포터널 안에서 연쇄 추돌사고가 나 2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2014년 8월에도 대포터널에서 13중 추돌사고가 나 8명이 다쳤고, 지난해 10월 26일 에는 같은 곳에서 9중 추돌사고에 이어 5중 추돌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17일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봉평터널 입구에서는 관광버스와 승용차 등 차량 5대가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친바 있다.
당시 관광버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가 나기 전에 졸음이 와 잠을 깨기 위해 껌을 씹었다. 멍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앞 차량이 주행 중인 줄 알고 그대로 주행했다”고 진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운행기록계 분석 결과 사고 당시 버스는 시속 91㎞로 주행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사고 직전까지 관광버스 운전자는 제동장치를 밟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수=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또 아찔한 터널 졸음운전… 10중 추돌 8명 死傷
입력 2016-08-14 21:32 수정 2016-08-15 0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