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번째 민족대표’로 알려진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1889∼1970) 박사의 내한 100주년을 맞아 스코필드장학문화사업단이 설립됐다. 스코필드 정신을 이어받을 34명의 학생들이 1기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스코필드장학문화사업단은 지난 12일 서울대 수의과대학 스코필드홀에서 장학사업단 출범식을 갖고 1기 오리엔테이션 캠프를 열었다고 14일 밝혔다. 스코필드 박사는 1916년 한국을 처음 방문한 뒤 일제의 만행을 폭로하는 등 조선 독립을 위해 힘썼다. 1919년 3·1운동과 화성 제암리·수촌리 학살 사건을 카메라에 담아 세계에 알리면서 ‘34번째 민족대표’로 불렸다.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3월 스코필드 박사의 공적을 인정해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하기도 했다.
스코필드 박사는 가난한 청소년과 아이들에게도 관심을 갖고, 영어 성경반을 만들어 중·고등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사비로 장학금도 지급했다. 1958∼69년 50여명의 학생이 스코필드 박사의 도움으로 학교를 다녔고, 고아 150명이 지원을 받았다.
장학사업단은 스코필드 박사의 뜻을 받들어 새터민, 입양가족, 다문화가족 등 다양한 배경의 중·고·대학생을 장학생으로 뽑았다. 새터민 출신 임수아 학생은 장학생들의 대표로 소감문을 발표하면서 “스코필드장학문화사업단이 제 꿈이란 씨앗이 자랄 좋은 땅이 돼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호랑이스코필드기념사업회 회장을 맡은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류판동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정 전 총리는 스코필드 박사의 성경반 제자로 대표적인 ‘스코필드 사단’ 출신이다. 그는 스코필드 박사의 지원으로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정 전 총리는 “스코필드 박사님은 ‘착한 사람은 비둘기처럼 자애롭게 대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람에게는 호랑이의 날카로움을 보이라’고 하셨다”며 “여러분도 훗날 사회에 나가서는 스코필드 정신의 전도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스코필드 정신을 계승하자”… 장학문화사업단 출범
입력 2016-08-14 21:12 수정 2016-08-18 1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