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따라 한양도성길을 걷는다

입력 2016-08-14 21:05
서울시가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지쳐가는 요즘 저녁 달빛아래 600년의 시간을 품은 한양도성길을 따라 걸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장수마을과 낙산(사진 위), 흥인지문 야경. 서울시 제공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지쳐가는 요즘 저녁 달빛아래 600년의 시간을 품은 한양도성길을 따라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청와대 뒷산 백악에서 인왕산으로, 그리고 남산(목멱)과 낙산으로 이어지는 내사산(內四山)의 능선과 그 아래 자리 잡고 있는 궁궐, 성벽을 따라 조성된 길을 걷다보면 ‘자연과 사람을 품은 오래된 역사문화도시 서울’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서울시는 한양도성 특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양도성 달빛기행’을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총 4회에 걸쳐 매일 저녁 7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회차별 소요시간은 2시간으로 1시간30분은 해설사와 함께 도성안팎을 도보로 걷게 되며, 참가자들을 위한 작은 국악공연도 준비돼 있다. 달빛 기행 운영코스는 1회차 백악구간, 2회차 낙산구간, 3회차 목멱구간, 4회차 인왕구간이다.

백악구간은 와룡공원에서 시작해 도성마을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북정마을을 거쳐 말바위전망대로 이어진다. 전망대를 넘어 도성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조선의 도읍지였던 서울의 모습을 온전히 마주하게 된다. 이곳에서 만나는 풍경은 수도 서울의 웅장함보다 포근함이 먼저 느껴진다.

낙산구간은 한양도성 야경 중에서도 백미로 꼽히는 곳이다. 인위적인 서양의 성곽과는 달리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부드러운 곡선을 이어나가는 성벽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동대문 성곽공원에서 내려다보이는 흥인지문의 야경은 놓치지 말아야 할 베스트 포토존이다.

목멱구간은 조선시대 도성밖이었던 한강의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소나무길은 조선 태조 때의 초기 성벽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마치 조선시대로의 시간여행을 떠난 느낌이 든다.

인왕구간은 사직단에서 출발해 인왕산 정상을 향해 이어지는 성벽과 무장애 숲길로 잘 알려진 인왕산 자락길을 걷게 된다. 겸재 정선이 그린 ‘인왕재색도’의 배경이 된 수성동계곡도 만날 수 있다.

이번 달빛기행에는 야간 프로그램 특징을 살려 운치있는 작은 국악공연이 함께 진행된다. 1회차는 삼청공원, 2회차는 낙산정상, 3회차는 남산 소나무길, 4회차는 수성동계곡에서 각각 열리는 국악공연에는 달빛기행 참가자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프로그램 진행과 해설은 한양도성 안내해설자원활동가인 ‘서울KYC도성길라잡이’가 맡는다. 이들은 600년 역사와 문화, 생태도시 서울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발견하고 시민들에게 한양도성의 역사와 내력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순수 자원활동가들로, 3월부터 12월까지 매주 진행되는 한양도성 해설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다.

신청은 사전예약제로 진행되며 참가 비용은 무료다. 접수는 8월 16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시 공공예약서비스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며 매회 30명씩(성인대상)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한양도성도감(02-2133-2657)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