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이 브라질올림픽에서 전 종목 금메달을 석권한 배경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대규모 투자와 기술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우리나라 양궁 지원을 위해 자동차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한 재료와 동역학, 뇌과학, 3D 프린터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해 훈련 장비를 개발하고 훈련 기법을 적용했다”며 “32년간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1985년 정몽구 회장이 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이후부터 올해 양궁협회장에 재선임된 정의선 부회장까지 대를 이어 양궁을 지원하고 있다. 양궁 인구 저변 확대와 인재 발굴, 첨단 장비 개발 등에 45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정공은 레이저를 활용한 연습용 활을 제작해 양궁 선수단에 제공하기도 했다. 선수들의 연습량과 성적 등을 전산화해 분석하는 프로그램도 정 회장 지시로 개발한 바 있다. 정 회장은 86년 서울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미국 출장 중 심장박동수 측정기와 시력 테스트기 등을 직접 구입해 양궁협회에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정 회장은 선수들이 더 좋은 성적을 내려면 한국선수 체형에 맞으면서 경쟁력을 갖춘 국산 활을 개발해야 한다며 활 국산화에 앞장섰다. 현재는 다른 나라 선수들도 국제대회에서 한국산 활을 사용한다.
현재 양궁 연습에서 필수 코스가 되다시피 한 ‘관중이 꽉 찬 야구장에서의 활쏘기 연습’도 정 회장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선수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시끄러운 곳을 찾아가 훈련을 해보면 좋겠다고 제안한 것을 계기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글=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정몽구-정의선 父子의 32년 ‘양궁 사랑’
입력 2016-08-14 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