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를 정말 잘했고 몸 상태도 좋았는데…너무 아쉬워요.”
단 10초 만에 끝났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위해 4년간 악착같이 뛴 김국영(25·광주시청)이 고개를 숙였다. 예선 탈락이었다. 13일(현지시간) 무려 20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선수가 ‘올림픽의 꽃’ 남자 육상 100m 트랙에 섰다. 기록은 10초37. 예선 8조 9명 중 7위에 그쳐 상위 2명에게 주어지는 준결승행 티켓 확보에 실패했다.
김국영은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10초16)만 기록했어도 준결승에 오를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준결승 진출자 중 가장 느린 기록은 10초20이었다. 김국영이 계획대로만 뛰었다면 한국 육상 최초로 100m 준결승 진출이 가능했다. 그는 조 3위로 빠르게 출발(0.135초)해 40m 지점까지 2∼3위를 다퉜지만 후반에 급격히 처져 결국 자신의 기록보다 0.21초 늦게 레이스를 끝마쳤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40∼50m까진 괜찮았는데 후반에 집중을 못했다”며 ”큰 대회에서 좋은 기록을 내지 못한 건 내 탓”이라고 말했다.
김국영은 한국 단거리 육상의 신예 스타지만 약점으로 ‘막판 스퍼트’와 ‘국제대회 징크스’가 꼽혀왔다. 그는 2010년 대구에서 열린 전국육상선수권대회에서 10초31을 기록해 1979년 고(故) 서말구 교수가 세운 한국기록 10초34를 31년 만에 경신했다. 지난해 7월에는 광주유니버시아드에서 10초16을 기록,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을 스스로 뛰어넘기도 했다. 하지만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부정출발로 실격했고 지난해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0초48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내는 등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약점인 후반 스퍼트를 강화하고자 일본 전지훈련에 나섰지만 올림픽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김국영은 국제대회 경험을 쌓아 다음 대회에서 반드시 준결승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큰 경기를 많이 뛰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간다. 4년 뒤 도쿄에서는 준결승에 충분히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며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김국영, 남자 육상 100m 예선서 탈락했지만 후배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입력 2016-08-15 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