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영일중학교 1학년생인 이상수(14)군은 평소 학교에 가는 것을 싫어했다. 도움반(장애학생들의 특수교육을 위한 학급)에 편성된 이군은 등교해서도 오전 수업만 하고 집에 가려고 해서 담임선생님을 애먹였다. 그러나 ‘스마트 하모니’ 수업이 이군을 바꿔 놓았다.
영일중학교는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스마트 하모니 수업을 15회 진행했다. 스마트 하모니는 포항공대 스마트 헬스케어 연구센터에서 개발한 두뇌건강 음악게임기다. 게임 참가자들이 음악과 함께 모니터에 표시되는 음계에 맞춰 스틱을 흔들면 점수가 올라간다.
영일중학교 도움반 학생들과 교육복지대상 학생들 10명은 시니어센터(요양원) 어르신들과 함께 교내와 센터에서 스마트 하모니를 연주하며 타인을 배려하는 법을 배우고 성취감도 느꼈다. 어르신들은 손자, 손녀 같은 학생들과 함께 수업하며 치매를 예방함과 동시에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강호진 영일중학교 교장은 14일 “소외받는 학생들이 교내와 시니어센터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수업을 하며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하며 생활 태도가 달라졌다”며 “귀가 작은 소이증을 가지고 태어난 한 학생은 외톨이로 지내며 학교 수업에도 관심이 없었는데, 스마트 하모니 수업에 참여한 뒤엔 밝은 모습으로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박신혜 행복드림 시니어센터 원장은 “어르신들이 맛있는 것을 먹는 것보다 아이들과 함께 수업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하셨다”며 “평소 외롭게 지내다가 학생들을 만나면 즐거워하고 행복해 하셨다. 스마트 하모니 수업을 지속적인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포항=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어르신과 함께하는 수업… 아이가 달라졌어요
입력 2016-08-14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