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브랜드들 “운동하는 여성 공략하라”

입력 2016-08-15 04:00
여성들이 스포츠 의류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패션 브랜드들이 여성 스포츠 라인 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리복’과 ‘뉴발란스’는 각각 강수진(왼쪽 위), 김연아(오른쪽) 등 스포츠 스타를 내세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왼쪽 아래는 캐주얼 브랜드 갭의 피트니스 라인 ‘갭핏’. 각 브랜드 제공

깡마른 몸 대신 운동으로 자기관리를 하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패션 브랜드들이 스포츠 여성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유명 모델을 기용하거나 소규모 여성 트레이닝 레슨을 기획하며 여심 공략에 나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 ‘갭’은 지난 9일 국내에 피트니스 라인인 ‘갭핏’을 최초로 론칭했다. 특이한 점은 미국 본토에서 갭핏은 남성과 여성 라인이 모두 나오지만 국내에서는 최근 ‘운동하는 여성’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 여성 소비자만을 공략해 피트니스복을 선보인 것이다. 요가나 필라테스, 피트니스뿐 아니라 러닝, 아웃도어 스포츠 등 다양한 운동에 맞는 디자인과 기능성 소재의 제품을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14일 “국내에서 여성들이 스포츠 의류 시장 소비자로 크게 떠오르면서 먼저 여성 라인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거 스포츠 의류 업계에서는 남성이 메인 모델인 경우가 많았다. 강인한 남성이 운동하는 모습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여성을 타깃으로 한 제품은 일부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여성이 운동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것이 일상화됐고 방송에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SK플래닛 11번가에 따르면 최근에는 전문 운동 공간(짐)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동영상을 보며 손쉽게 운동을 즐기는 ‘머슬녀’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두 달간 요가·필라테스를 위한 요가매트와 스트레칭용 밴드 등 ‘헬스/운동기구’ 카테고리를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65%나 증가했다.

‘운동하는 여성’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아디다스다. 국내에서 이미 여성 전용 매장인 ‘아디다스 우먼스’ 매장을 전국 5곳에서 운영하고 있고 다음 달 서울 강남에 오픈하는 신논현 직영매장에는 1층에 아예 ‘우먼스 존’이 구성될 예정이다. 지난 10일에는 여성 전용 러닝화 ‘퓨어부스트X’의 핑크색 제품을 새로 출시하며 디자인을 중시하는 스포츠 브랜드임을 강조했다. 아디다스 관계자는 “여성 제품 매장이 전체 매출의 25%를 넘어서는 등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뉴발란스는 올해 처음 우먼스 라인을 선보이며 피겨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김연아 선수를 모델로 기용했다. 광고주 선호도가 가장 높은 모델로 꼽히는 김연아 선수가 요가 하는 모습을 내세우며 운동하는 여성들에게 자연스럽게 뉴발란스 제품을 노출하고 있다. 리복은 발레리나 강수진을 모델로 기용하고 요가 클래스와 강수진이 직접 나서는 디너 타임 등을 통해 여성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건강까지 강조하는 ‘건강한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피트니스 문화와 브랜드 홍보를 하겠다는 취지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