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영원을 담는 삶

입력 2016-08-14 19:08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 기간 초기에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께로 몰려왔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이 행하시는 기적과 병자를 고치는 일, 그리고 당시 율법학자들과는 차원이 다른 말씀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무리들이 예수님을 환호하며 따르는 것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상황이 연출되면 여지없이 그 자리를 떠나 혼자 산으로 가서 기도하셨습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사역 초기부터 지켜봤습니다. 예수님은 공생애를 시작하면서 성전을 청결케 하는 일을 했습니다. 성전에서 돈을 바꾸어주는 환전상들과 제물로 쓸 짐승을 파는 자들을 내쫓았습니다. 안식일에는 베데스다 못가에 있는 38년 된 병자를 고쳐주었습니다. 유대인들의 눈에 예수님은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예수님도 종교 지도자들의 계획을 알고 유대가 아니라 갈릴리 지역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들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셨던 것입니다. 얼마 있지 않으면 초막절입니다. 이 절기는 3대 절기 중 하나로 포도나 올리브를 추수한 후에 지켰던 절기입니다.

초막절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에 예수님의 동생들이 예수님에게 말합니다. “형이 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보도록 여기를 떠나 유대로 가십시오. 스스로 나타나기를 원하면서 아무도 모르게 묻혀서 일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이 일을 행하려거든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십시오.”

동생들의 마음도 이해가 됩니다. 형이 뭔가 대단한 일을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갈릴리 촌구석에 있으니 보기가 딱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말했을 것입니다. 그들의 말의 핵심은 ‘당신을 드러내시오’ 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동생들의 제안을 거절하십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동생들은 하나님의 때가 아니라 자신들이 원하는 때를 따라 살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때를 살피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그의 능력을 보기 원하는 무리들의 뜻대로 행동했더라면 이 땅에 오셔서 이루셔야 하는 일을 이루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 일은 자기를 과시하고 드러내는 것을 통해 사람들의 영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 못 박히심으로 인류의 죄를 구속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사명에 대해 분명히 알고 계셨습니다.

예수님을 믿어 거듭난 성도는 하나님의 때를 항상 생각하며 사셨던 주님을 본받아야 합니다. 세상에 우리를 드러내고 인정받는 것에 관심을 쏟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묻고 그분의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이런 자세로 사는 성도들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을 자신의 목표로 삼습니다. 또 일어나는 일들을 보며 육신적 안목으로만 판단하지 않고 하나님의 일과 때를 예민하게 살핍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무병장수를 원합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그래야 영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땅에서 시작된 하나님과 예수님과의 사귐은 이 세상 너머에도 존재합니다. 오래 사는 것보다 하나님의 뜻을 행하며 잘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살아 하나님의 칭찬을 듣는 성도들이 되길 축원합니다.

이풍인 목사 (서울 개포동교회)

약력=△하버드대(신학석사), 옥스퍼드대(신학박사) 졸업 △현 총신대 신약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