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의 김종현(31·창원시청)이 2016 리우올림픽 남자 50m 소총복사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냈다.
김종현은 12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센터에서 열린 남자 50m 소총복사 결선에서 208.2점을 쏘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209.5점을 쏜 헨리 융헤넬(독일)이 금메달을 땄고, 키릴 그레고리안(러시아)이 187.3점으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김종현은 첫 발에서 만점에 가까운 10.8점을 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는 31.8로 1라운드에서 1위를 기록했다. 2라운드에선 62.9로 3위에 자리를 잡았다. 3라운드부터 꼴찌는 탈락하게 된다. 김종현은 7라운드까지 3위를 지켜 동메달을 확보했다. 그레고리안이 9.6점을 쏜 반면 김종현은 10.8점을 쏴서 2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3발을 남겨둔 상황에서 김종현은 0.7점 차이로 선두를 추격했다. 하지만 김종현은 9.9점을 쏘면서 공동 2위가 됐다. 김종현은 슛오프 끝에 그레고리안을 따돌리고 은메달을 확보했다.
김종현은 융헤넬에 1.1점 뒤져 있었다. 마지막 두 발에서 김종현은 10.1점과 10.8점을 쐈고, 융헤넬은 10.7점과 10.4점을 쏴 뒤집기에 실패했다. 융헤넬은 본선에서 8위에 그쳤지만 제로베이스에서 시작된 결선에서 1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김종현은 숨은 메달 기대주였다. 사격에서 출중한 실력을 보이는 진종오와 김장미 등에게 가려 국민들의 관심을 많이 받지 못했다. 그의 주 종목은 50m 소총 3자세이지만 리우올림픽 소총복사에서도 메달 가능성을 보였다.
김종현은 리우올림픽이 끝난 뒤 10월 29일 결혼식을 올린다. 예비신부는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여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권나라(29·청주시청)다. 김종현은 2년 전 슬럼프에 빠진 권나라에게 힘이 돼주면서 연인 사이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운동을 그만둘까 고민하던 권나라에게 사격 노하우를 알려주며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줬다.
김종현은 리우올림픽에 출전하기 전 “올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딴 뒤 멋지게 정식 프러포즈를 하고 싶다”고 스스로 약속했다. 약속을 지킬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김종현은 14일 50m 소총 3자세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김종현은 2012 런던올림픽 남자 50m 소총 3자세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김종현 소총복사 ‘은빛 총성’… 예비신랑이 해냈다
입력 2016-08-13 0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