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운호(51·수감 중)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에 연루된 성형외과 원장을 전격 체포했다. 정 전 대표와 현직 부장판사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라 이번 수사가 법원을 정면 겨냥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12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원장 이모씨를 체포했다. 동시에 이씨 자택과 병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씨가 100억원대 상습도박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정 전 대표에게서 법관 상대 로비 명목으로 금품을 챙긴 단서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씨 주변의 금융계좌도 추적 중이다.
이씨는 실제 정 전 대표의 항소심 선고를 앞둔 지난 3월 평소 친분이 있던 수도권 법원의 K부장판사를 접촉해 “정 전 대표의 항소심 재판장에게 선처를 부탁해 달라”는 부탁을 한 의혹이 있다. K부장판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씨의 청탁성 전화가 있었던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정 전 대표의 부탁을 거절했으며 담당 재판부에 의견을 전한 적도 없다는 취지로 말해 왔다.
검찰은 그러나 K부장판사 딸이 네이처리퍼블릭이 후원한 미인대회에 출전해 1위를 했고, K부장판사가 정 전 대표로부터 중고 외제차를 시세보다 싼 값에 구입한 정황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안에 신중히 접근하던 검찰이 본격 수사로 전환한 건 정 전 대표와 이씨, K부장판사 사이의 부적절한 거래를 드러내는 중요 단서를 찾았기 때문으로 읽힌다. 검찰은 이르면 13일 이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그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K부장판사에 대한 직접 조사도 이뤄질 수 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정운호-부장판사 간 연결고리 의혹 인물 체포… 檢 수사, 법원 정면 겨냥하나
입력 2016-08-13 0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