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력발전소 폭발로 21명 사망

입력 2016-08-13 05:20
고압 증기배관 폭발사고가 11일(현지시간)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당양시 화력발전소. 이 폭발사고로 최소 26명이 죽거나 다쳤다. 신화뉴시스

사망·실종자만 173명인 톈진항 폭발사고가 12일로 1주년을 맞았지만 중국에는 여전한 안전불감증으로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톈진항 폭발사고가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지만 비용 절감과 부주의에 따른 ‘인재’는 계속되는 것이다. 오히려 공안 당국은 희생자 추모행사를 막으면서 여론 악화에만 신경 쓰는 모습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2월 톈진항 화학물질 보관창고 폭발사고로 165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희생자의 상당수는 소방관이었다. 건물 304채와 자동차 1만2400대가 파손돼 피해액은 68억7000만 위안(약 1조1370억원)에 달했다.

폭발사고 이후 당국은 안전사고 방지 대책을 쏟아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철저히 조사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한 뒤 루이하이국제물류 임직원 24명이 체포됐고 공무원 171명이 처벌을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공무원만 25명이다.

하지만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심지어 사고 1주년을 하루 앞두고 후베이성 당양시 화력발전소에서 고압증기관이 폭발해 21명이 숨졌다. 아직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관리 소홀에 따른 인재일 가능성이 크다. 사고 발생 3일 전 당양시에서 산업안전 관련 업무회의가 있었지만 ‘탁상공론’으로 끝난 것이다.

지난해에도 간쑤성과 산둥성 산업현장에서 잇따라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올 3월에는 산시성 탄광에서, 7월에는 후베이성 가스관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 2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가 났던 톈진시 빈하이신구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 오염된 폐수 100만t을 모두 정화했고, 토양·공기 오염도는 환경 기준에 부합한다고 발표했다. 신화통신은 “지난 3월부터 매주 공기·해양·토양 오염도를 검사했지만 모두 기준치 이하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옛 보금자리로 돌아오기를 꺼린다. 톈진항 인근 하이강청 단지에 살던 3000여 가구 중 재입주한 경우는 190여 가구에 불과하다.

심지어 당국은 사고 1주년 추모열기를 막기에만 주력하는 모습이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12일 오전 9시쯤 톈진항 폭발사고로 목숨을 잃은 소방관 2명의 가족 10여명이 사고 현장에서 추도식을 열려고 했지만 제지하는 공안에게 끌려갔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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