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인천도시축전 흥행을 위해 853억원의 혈세를 투입, 관광용으로 무리하게 추진한 인천 월미은하레일 차량 10대가 영업운전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채 ‘고철’로 팔리게 됐다.
2010년 6월 완공된 월미은하레일은 부실시공 탓에 시험운행 과정에서 사고가 속출해 6년간 개통이 지연됐고, 결국 안전문제로 더 이상 운행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사업 타당성 평가부터 시공·감리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따져보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한 대표적인 전시행정으로 시민들의 부담만 늘어나게 됐다. 또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는 감독·관리 소홀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인천교통공사는 월미은하레일에 대한 전문기관의 진단결과 운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따라 차량은 폐기처분하고, 나머지 교각 등은 관광용 모노레일로 활용키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달 개통 예정이던 모노레일 운행도 인허가를 이유로 개통 시기가 내년 3∼4월로 연기됐다.
공사는 차량기지로 옮겨진 차량의 철제 부품은 고철로 매각하고,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소재는 폐기물처리법에 따라 처분할 예정이다. 차량 구입 예산 88억원은 허공에 날리게 됐다.
월미은하레일 차량과 궤도는 철거되지만 4개 역사와 6.1㎞ 구간을 잇는 교각 구조물은 그대로 유지돼 소형 모노레일에 재사용된다. 궤도 및 차량 등에 사용된 매몰비용만 300억원이 든다.
공사는 2013년 12월 월미은하레일 활용방안과 관련, 안전문제를 이유로 궤도와 차량은 폐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월미은하레일을 관광객용 레일바이크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100억여원의 추가 혈세 지출이 필요해지자 이 사업도 포기했다.
월미은하레일은 부실 시공·감리로 인해 2010년 6월 14일부터 7월 27일 사이 시험운행 중 차량 안내륜 파열 등 사고가 5차례 발생했고, 같은 해 8월 17일에는 안내륜 축이 피로 누적으로 부러지면서 파편이 떨어져 보행자를 덮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월미은하레일은 안전성 문제로 준공 이후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정식 운행되지 못했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월미은하레일은 레일바이크 우선사업자로 선정된 가람스페이스의 제안사항을 보완하면서 가까스로 소형 모노레일(일명 꼬마 모노레일) 형태로 살아남게 됐다. 가람스페이스가 개발한 소형 모노레일 시제품은 시험평가가 완료돼 자율주행궤도차량(일반 모노레일)으로 설계안전도 검사를 마쳤으나 설계기준이 강화되면서 인허가 기간이 당초보다 길어져 준공일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인천모노레일의 모기업인 가람스페이스는 모노레일 총 공사비 190억원을 부담하고 매년 8억원의 임대료를 교통공사에 납부하는 조건으로 20년간 운영권을 받았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고철’된 853억원짜리 월미은하레일
입력 2016-08-13 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