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에 사상 첫 金 안긴 약소국가 영웅들

입력 2016-08-13 00:27
피지 남자 럭비대표팀이 1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7인조 결승에서 영국을 꺾고 사상 첫 금메달을 딴 뒤 한데 뭉쳐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스포츠의 매력 중 하나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대한 ‘감동’이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도 이런 ‘각본 없는 드라마’가 곳곳에서 이어졌다.

인구 90만명의 작은 섬나라 피지의 남자 럭비 대표팀은 자국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선사했다. 그것도 금메달이다. 피지는 1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남자 럭비(7인제) 결승에서 영국을 43대 7로 대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피지가 영국 식민지였던 만큼 이날 거둔 승리는 의미가 컸다. 피지는 1956년 멜버른올림픽 이후 매번 올림픽에 선수를 보냈으나 지금껏 단 1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럭비 종목이 92년 만에 부활하면서 피지도 메달 맛을 볼 수 있었다.

코소보는 올림픽 첫 출전에서 바로 금메달을 땄다. 금메달의 주인공은 여자 유도 52㎏급 마일린다 켈멘디(26). 그녀는 1999년 인종학살로 악명 높은 코소보전쟁 직후 운동을 시작했다. 10년도 채 안 됐다. 켈멘디는 지난 런던올림픽 때는 코소보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국가로 인정받지 못해 알바니아 대표로 출전했다. 모국의 이름으로 출전을 원했던 켈멘디는 IOC에 코소보를 국가로 인정해달라고 청원했고 결국 꿈을 이뤘다.

베트남은 지난 6일 10m 공기권총에서 호앙 쑤안 빈(42)의 우승으로 역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 종목의 강력한 우승후보인 진종오(37)를 꺾고 거둔 결과다. 호앙의 스승이 한국인 박충건(50) 감독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호앙은 50m 권총에서도 진종오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베트남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