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日 정치인 야스쿠니 참배 자제를”

입력 2016-08-12 18:04 수정 2016-08-13 00:35
오는 15일 일본 종전 50주년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일본 정치인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자제해 달라”는 의사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 중국이 일본 종전일을 앞두고 사전에 이 같은 의사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아사히신문은 “중국 정부가 지난 11일 외교라인을 통해 야스쿠니 참배 자제 요청을 전달했다”며 “새로 임명된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의 이름을 직접 언급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나다 방위상 취임 이후 중국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나다 방위상 취임 직후 중국에서는 우익적 행보와 군국주의 성향에 대한 보도가 쏟아졌다. 특히 이나다 방위상이 취임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난징대학살은 실상이 부풀려졌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감은 더욱 커졌다. 지난 5일 중국 국방부는 “강력히 분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자제 요청은 다음 달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당장 다음 달 중요한 외교일정을 앞두고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나다 방위상은 외교적 파장을 인식한 듯 이날 오후 이번 종전일에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 그는 일본 자위대가 파견돼 있는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를 13일부터 16일까지 방문할 계획이다. 아베 신조 총리도 일찍이 종전일에 예정된 야스쿠니신사 참배 일정을 4년 연속 미루기로 결정했다. 한국과 중국을 자극하는 것은 동아시아에서의 긴장완화를 바라는 미국의 입장과 대치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