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7시24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비행장사거리 1번 국도(경수대로). 출근시간대가 다가오면서 평택·오산 등지에서 서울로 출근하려는 차량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었다. 그런데 출근 시간대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차량 소통이 원활했다. 직진 신호 주기 한 번에 모든 차가 통과하고 과속까지 우려할 정도였다.
이곳은 1번 국도 주도로 중 한 곳으로 실명책임제가 시행되기 전만 해도 출퇴근 시간대에 직진 신호를 거의 2∼3번 넘게 받아야 통과하는 대표적인 교통 혼잡 구간이었다.
하지만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비행장사거리에서 안양 호계사거리까지 약 17㎞ 구간에 대해 지난 3월부터 ‘상습정체 교차로 실명책임제’를 실시하면서 13곳 교차로의 문제점을 개선해 통행속도가 38.1%(9.23㎞/h)나 빨라졌다.
통행량에 맞춰 신호 주기를 재설정해 차량 통행이 비교적 적은 부도로(1번 국도와 교차하는 도로)의 차량 신호주기를 줄이고 주도로 직진 신호 주기를 늘렸을 뿐인데 효과는 엄청났다. 하동익 서울대 교수는 “이렇게 통행이 원활해진 것을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경찰관들의 노고에 감사할 따름”이라며 “현장경험을 통한 경찰관의 아이디어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상습정체 교차로 실명책임제는 상습·고질적인 차량정체 유발 교차로에 대해 지방청과 각 경찰서 교통과·계장 및 관할 지구대·파출소장 등이 3인 1조로 실명책임자가 돼 그동안 주 3회 총 7000여회가 넘는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지난 달 말 현재 231곳 교차로 중 206곳에 대한 개선을 완료했다. 그 결과 전년 동기 대비 교통사고 발생은 15.8%(1190건), 사망자 수는 11.3%(9명) 줄었다. 반면 통행 속도는 주요 교차로(121곳)에 걸쳐 40%(9.27㎞/h) 향상됐다.수원=강희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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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정체 교차로 실명책임제 5개월, 1번국도 가보니… ‘출근시간 헬도로’ 통행속도 38% 빨라져
입력 2016-08-11 2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