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변 못 가린다고 3살 조카 살해한 이모 “목 조르고 물 담긴 욕조에 넣어”

입력 2016-08-11 19:41 수정 2016-08-11 21:59
3살 조카를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이모 최모씨가 11일 조사를 받기 위해 전남 나주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전남 나주에서 몸에 다수의 멍자국이 발견된 3살 남자아이가 죽기 직전 이모가 물이 가득 담긴 욕조에 수차례 집어넣는 등 폭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전남 나주경찰서는 “화가 나서 조카의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고 진술한 A씨(25·여)를 긴급 체포해 살인 등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0일 “샤워하던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직접 119에 신고했다. B군은 심정지 상태로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나주의 한 종합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그러나 B군의 머리, 이마, 배에서 폭행 흔적으로 보이는 다수의 멍 자국이 발견되자 병원 측은 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10일 오후 1시에서 오후 3시30분 사이 집에서 “자주 설사를 해 침대 시트에 변이 묻었다”는 이유로 B군의 목을 졸랐다. 이후 욕실로 데려가 몸을 씻기던 중 B군이 구토를 하자 욕조에 5차례 B군을 집어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건 당시 A씨가 조카를 폭행하고 욕조에 넣은 점을 토대로 폭행이나 익사로 숨졌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A씨가 언니 대신 조카를 돌보는 와중에 화가 난다는 이유로 수차례 폭행한 점과 지난 7월 팔을 밟아 골절상을 입힌 사실도 확인하고 학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지적장애 3급인 A씨는 최근 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또 분노조절장애 치료를 받고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투약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정신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B군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은 조카를 때리고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나주=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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